워너비 윈투어 - 스타일리시한 포스를 만드는 39가지 자기경영법 Wannabe Series
제리 오펜하이머 지음, 김은경 옮김 / 웅진윙스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20여 년 동안 세계 최고의 패션 매거진 미국 <보그(VOGUE)>의 편집장을 역임하고 있는 안나 윈투어. 힐러리 클린턴의 뷰티 컨설턴트, 마크 제이콥스의 대모,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적인 파워 피플 등 그녀를 수식하는 말들은 실로 화려하다. 그런 그녀를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린 것은 단연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들 수 있다. 이 영화에서 메릴 스트립이 연기한 악마 같은 패션지 편집장의 모델이 안나 윈투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의 이름은 패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익히 알려지게 되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패션에 관심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의 일이고, 좋아하는 스타일도 <보그>에서 다루는 하이 패션이 아니라 편안하고 심플한 스타일이라서 안나 윈투어라는 사람이 그렇게 대단하고 유명한 사람인지 잘 몰랐다. 그러다가 도서관 서가에서 그녀에 관한 평전 <워너비 윈투어>를 발견하고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워너비 재키>, <워너비 오드리> 등 '워너비'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은 데다가, 환갑을 넘기고도 (안나 윈투어는 1949년생이다) 젊은 사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신 유행의 첨단을 걷는다는 것이 굉장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은 사람으로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키, 오드리와 비교했을 때) 그녀는 '워너비'로 삼을 만한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장점과 패션계에 남긴 업적은 충분히 이해한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어린 나이에 패션에 눈을 떴고, 고교 졸업 후 바로 패션지의 세계에 들어섰다. 비록 까다로운 성격과 남다른 야망 때문에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았고 어떤 조직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지만, 뛰어난 감각과 끈기로 어린시절부터의 꿈 - 미국 <보그> 편집장 - 을 이루었다. 이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괜히 '악마'라는 별명이 붙은 것이 아니다 싶을 만큼 악독한 성격과, 패션과 미(美) 이외에는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고 인정하지도 않는 편협함, 그리고 명사로서 책임감이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사생활은 그녀의 업적을 덮고도 남을 것 같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틀린 일이 아니지만, 그 수단과 방법이 공정하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그릇된 것이라면 과연 그 성공에 값어치가 있는 것일까? 성공의 진정한 의미, 내실 있는 성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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