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의 정석, 수급분석 - 똑똑한 개미들을 위한 실전 매매 전략
이광호(행복씨앗)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책을 읽을 때 제일 먼저 저자 소개를 읽는다. 저자 소개를 읽으면 책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짐작하기가 쉽고, 어려운 책,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이라도 읽기가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식투자의 정석, 수급분석>은 저자 소개를 읽어도 책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았다. 저자 이광호(행복씨앗) 님은 기업을 경영하던 대표이사이자 사찰에서 불교를 가르치던 선생 출신으로, 현재는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원'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주식 수급분석 전문가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주식에 투자한 경험도 없거니와 지식도 부족해서 책을 읽기 전부터 걱정이 앞섰는데, 저자 소개를 읽어도 내용을 짐작할 수 없어 답답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불교가 무엇인가. 어지러운 세상에서 무지몽매한 중생들이 깨달음을 얻게끔 가르치는 종교가 아니던가. 이 책 역시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고 혼란스러운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식 시장에서 미약하고 무지한 존재인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가치관을 가지게끔 도와주는 책이었다. 불교 선생 출신인 저자의 약력이 뜬금없지만은 않은 셈이다.

 

저자는 먼저 우리나라 주식 시장을 분석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는 개인 투자자 외에도 외국인, 금융, 보험, 투신, 은행, 연기금 등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이 존재한다. 이들 모두가 공평한 조건으로 투자를 하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막대한 자본과 고급 정보, 언론 활용 가능성 등 강력한 수단을 가지고 있는 일부 세력에 비하면 개인 투자자의 상황은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그것과 같다.

 

처음부터 불리한 게임을 하는 상황에 놓인 개인 투자자가 결국 투자 실패로 고율의 대출, 파산, 급기야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것을 보며 저자는 미리미리 강도 높은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쓴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공부의 대상은 바로 '수급분석'. 어려워 보이지만 경제학의 기초 중의 기초 개념인 '수요와 공급'을 줄인 말에 불과하다. 주식 시장 또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수요와 공급이 조절되는 시장이다. 그러니 시장을 파악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아는 것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 저자는 개인, 외국인, 기관 등 투자 주체를 분석하고, 각각의 수요와 공급을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에는 도표, 그래프 등 다양한 자료가 첨부된 설명 및 실제 기업의 수급을 분석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설명이 자세하여 초보 투자자라면 책만 공부하기도 벅찰지 모르겠다. 더욱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면 저자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가치투자연구원'(http://cafe.naver.com/asset2080)을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불교 선생 출신 답게 저자는 주식 투자를 함에 있어 먼저 투자를 하는 의미와 목적을 생각보라고 조언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 물론 그런 것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두들 행복해지고 싶어서, 잘 살고 싶어서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투자를 해서 힘들게 번 돈으로 명품이나 고급차 같은 것을 사들이며 과시성 소비에 천착한다면, 버는 것보다 더 많이 쓴다면 아무리 벌어도 만족하기 힘들 것이다.

 

여기에 막대한 자본을 가진 강자들이 판치는 주식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약자에 불과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식 투자자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위험을 추구하기보다는 회피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아무리 약하고 무지한 개인 투자자라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똑똑하게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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