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 때 석식으로 나온 칼국수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밥 한 공기를 더 먹는 나를 보고

친구는 '위대한(胃大=위가 큰) 여자라며 놀려댔다.

그 때는 왜 그리도 허기가 졌는지, 공부하는 시간만큼 배고픔이 더해졌다.

(그렇다고 지금은 덜 먹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라는 게 함정...-_-;;;)


최근들어 가장 사랑하고 있는 작가 요네하라 마리도 생전에 대식가이자 미식가로 유명했던 모양이다.

그녀가 언어와 문화, 성에 대하여 해박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음식에 대한 글도 많이 써서,

<미식견문록>이라는 제목으로 에세이 모음집이 한 권 나와있을 정도다.

 

책을 읽어보니 아는 게 많은만큼[多識] 많이 먹는다[多食]는 그녀의 항변에 수긍이 갔다.

이 책에는 일본을 비롯하여 러시아 및 동구권의 음식에 대한 깨알 같은 지식과 연구,

그리고 우습기도 하고 정겹기도 한 그녀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나는 뭐니뭐니해도 마리 여사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들이 눈물 나게 재미있었다.

미식가가 많은 친가 친척들 중에서도 유난히 식탐이 많았던 삼촌의 유언이라든가,

어린 시절에 간식을 밝히는 여동생이 유괴범을 따라가면 어쩌나 걱정했던 일이라든가(이건 나도 공감!!),

고베에 새로 살 집을 보러 갔다가 집은 안 보고 밥만 먹고 온 일이라든가...

먹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릎을 치며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다.

 

무엇보다도 한편 한편 읽으면서

나의 우상, 나의 사랑 마리 여사가 나와 같은 대식가라는 점을 확인하며 어찌나 위안이 되고 자랑스럽(?)던지...!

이제 남은건 그녀를 따라 많이 공부하는 것뿐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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