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보이는 25가지 트렌드 - 10년 후 세상을 읽는 기술
크리스토퍼 바넷 지음, 손진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이었던 것 같다. 그 때 처음으로 무선전화가 출시되어 광고를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당시 우리집엔 줄이 돼지 꼬리마냥 꼬불꼬불한 하얀색 유선 전화가 있었는데, 광고에 나오는 무선전화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더랬다.

 

초등학교 1학년 때는 학교에서 과학 상상 그리기라는 걸 했다. 말 그대로 과학에 대한 상상을 해서 그리는 거였는데, 나는 길바닥이 컨베이어 벨트처럼 되어 있어서 걷지 않아도 저절로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했고, 내 짝은 먼 곳에 있는 사람과 전화로 화상 통화를 하는 모습을 그렸다.

 

불과 이십년 전의 이야기인데, 그 때 상상했던 것들은 이제 모두 현실이 되어있다. 무선전화는커녕 전화 대신 휴대폰만 쓰는 집도 많고, 길바닥이 컨베이어트 벨트처럼 된다는 상상은 지하철 일부역과 공항 등에서 현실이 되었다. 화상 통화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할 수 있는 일이 되었고, 이제는 화상이라는 2D를 넘어 3D를 꿈꾸는 시대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가 보이는 25가지 트렌드] 라는 책에 나온 미래의 기술도 십년, 이십년 정도면 모두 실용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은 노팅엄 대학의 미래학자 크리스토퍼 바넷이 쓴 미래 예측서이다. 이미 많이 들어 익숙한 용어인 클라우드 컴퓨팅, 나노기술, 유전자변형, 사이버네틱, 인공지능 같은 기술은 물론, 수직농업과 증강현실, 양자 컴퓨터, 트랜스 휴머니즘, 바이오프린팅 등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전 세계 여러 곳에서 개발 중인 기술 25가지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나는 저자가 쓴 한국어판 서문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신기술 개발 및 도입에 적극적인 나라라고 칭찬하며, 이 책에 실린 기술 대부분의 개발을 한국이 선도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서 전형적인 문과 인간인 나는 읽기가 다소 벅찼지만, 눈이 펄펄 내리는 지금도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는 학자와 연구원들이 이런 기술을 연구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뿌듯했다.

 

연말을 맞이하여 2013년 새해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책들이 많이 보인다. 요즘처럼 모든 것이 확확 바뀌는 시대에 고작 1년 앞을 예측하는 건 너무 근시안적인지도 모르겠다. 10년, 20년, 그보다 미래를 예측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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