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 존 전략 - 10년을 전망하는 한국 기업의 선택
이지평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어느 강의에서 인도 사람 10퍼센트만 공략해도 1억 시장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천원짜리 칫솔을 중국 사람 한 명 한테 하나씩만 팔아도 1조 3천억원을 벌 수 있다는 말도 있듯이, 시장 인구가 크면 클수록 경제 수준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10년을 전망하는 한국 기업의 선택 - 볼륨 존 전략]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50억 중산층 소비시장을 뜻하는 이른바 '볼륨 존'의 의미와 세계 유명 기업들의 전략 및 이들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이지평은 일본에서 태어나 호세이 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온 일본 출신의 일본경제 전문가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일본경제에 정통한 저자가 쓴 책 답게 일본정부 및 일본기업의 전략과 사례가 풍부하게 나와있다는 점이다.

 

볼륨 존이라는 용어 자체가 2009년 일본의 통상백서에 제시된 말인 데다가, 소니와 파나소닉 등 유수의 전자 업체를 비롯하여 시세이도, 맨담, 세븐일레븐, 아지노모토 등 제조업, 유통업체를 가리지 않고 현재 많은 일본의 대기업들이 볼륨 존 시장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점에 착안하여 한국의 기업들도 일본을 따라 볼륨 존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것을 주장한다.

 

볼륨 존 시장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보통 일본산 제품 하면 장인 정신이 배인 고급스런 제품 내지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최신 제품이 떠오르는데, 볼륨 존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서는 이런 고급 제품이나 최신 제품보다도 볼륨 존 시장의 주 소비층인 중산층의 경제 수준에 맞는 저가 제품, 소량 제품을 새롭게 개발한 점이 눈에 띈다.

 

가령 유명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와 맨담은 볼륨 존 시장의 중산층들이 구입할 수 있는 중저가 브랜드를 개발하고, 화장 기술이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은 점에 착안하여 집집마다 방문하여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시세이도 매장은 주로 백화점에 있고 고급스런 이미지로 어필하고 있는 점과는 대조된다. 또한 유통 업체인 세븐 일레븐은 중국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현지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모든 매장이 기업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야 했던 관행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이런 볼륨 존 시장의 성장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책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정부와 기업에 몸담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앞으로의 경제와 산업 전반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