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 요니’s 디자인 스튜디오 - 패션 디자이너 스티브 J & 요니 P 솔직담백 디자인 스토리
스티브 & 요니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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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J & 요니 P를 처음 본 건(실제로 본 건 아니고) 몇 년 전 TV에서였다.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 디자이너 특집이었던 것 같다.  이상봉을 비롯해 뉴욕, 파리, 런던 등 세계적인 패션 도시에서 활약하는 여러 디자이너들이 소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겉모습부터 독특한 디자이너 한 쌍이 유난히 내 눈에 들어왔다. 디자이너들은 보통 모노톤의 단순한 차림을 하며 본인보다 옷을 빛내려고 하는데, 이 커플은 모델보다도 화려한 옷을 입고 있어서 특이하고 신기했다. 마치 남에게 보이고 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들이 직접 입고 즐기기 위해 옷을 만든다는 듯이. 나중에 알고보니 그 때 본 노숙자마냥 머리가 길고 헝클어진 남자는 스티브 J였고, 눈 주위를 검게 칠한 여자는 요니 P였다. 이름하여 스티브 J & 요니 P. 그렇다. 요즘 가장 핫한 디자이너 커플이다.

 

나만 그들을 눈여겨 본 것은 아닌지 두 사람은 그 후 TV, 잡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를 누비며 승승장구했다. 최근에는 <이효리의 골든12>에 이효리의 셀러브리티 친구로 등장하기도 했고,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에도 나왔다. <골든12>도 재미있게 보았고 현재 방영 중인 <도슈코3>도 매주 광분하며(?) 보고 있는 시청자로서 방송에 두 사람이 나올 때마다 참 반갑고 좋았다. 마치 내가 아는 사람이 TV에 나오기라도 하는 듯이ㅎㅎ. 볼 때마다 두 사람이 처음에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살아온 사람들인지 궁금했는데 마침 동생이 두 사람이 같이 쓴 책이 있다고 알려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스티브 요니's 디자인 스튜디오>는 스티브 J와 요니P 두 사람의 첫만남부터 다사다난했던 영국 유학생활, 한국으로 돌아와 지금의 명성을 얻기까지의 과정이 그들의 목소리로 쓰여진 에세이다. 요니P는 최근 케이블 방송 <소나기>에 강연자로 나와서 영국 유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는데 그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온다. (더 자세히 ^^) 두 사람이 대학교에서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하기까지의 과정부터 결혼 생활 등등 사적인 이야기는 물론,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영국 유학을 결정하기까지의 고민, 유학 생활의 어려움,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만드는 과정 등이 자세하게 나와있어서 두 사람의 팬뿐만 아니라 디자이너 지망생 또는 패션업계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또한 사진과 패션 일러스트 등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서 글을 읽는 재미뿐 아니라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했다.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사랑에 빠지는 사내커플도 많고, 한 분야에서 일하다가 만나는 커플도 많지만,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커플이자 파트너로서 오래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은 업종에 있다보면 경쟁자, 라이벌이 되는 경우도 생기고, 한 가정의 남편과 아내라는 위치가 되면 자연히 한 사람은 일을 포기하고 집에 눌러 앉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스티브 J와 요니 P는 사업 파트너이자 부부로서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적인 커플이다. 따로 했다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두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일들도 많았고, 서로 보완하고 재능을 북돋우며 시너지 효과를 거둔 면도 적지 않다.

 

두 사람이 화보인지 매거진인지를 함께 보다가 스티브 J가 옆에 있던 요니 P에게 '이 사진 좋지 않아?'라고 물으려는 순간 요니 P가 바로 그 사진을 가리키며 '이 사진 좋지 않아?'라고 물었다는 에피소드가 책에 나온다. 나와 같은 것을 보고, 내가 생각하고 꿈꾸는 것을 같이 생각하고 꿈꾸는 사람. 그런 사람이 지구상에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을 운명적으로 만났다면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나도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일과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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