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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3>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늘신하고 매력적인 참가자들을 보는 재미에 보기 시작했는데(참고로 나는 여자다), 한 회 한 회 보면서 참가자들 외의 요소를 발견하며 더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심사위원들의 평가. 참가자에 대해 '당신은 이런 점이 좋다, 이런 점이 부족하다'고 평가를 내리는 건, 솔직히 TV를 보는 시청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심사위원은 시청자가 보지 못한 장점을 보게끔 일부러 알려주기도 하고, 결과물이 안 좋아도 '당신은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반면 결과물이 좋아도, 다른 모든 사람들이 칭찬을 해도 '이것이 최선이냐'고 다그치기도 했다. 현장에서 자신만이 느낀 참가자의 부족한 부분을 질책하는 것이리라. 쓴소리를 한다고, 남들과 다른 소리를 낸다고 자기가 욕 먹고, 악역을 맡게 되더라도 더 큰 가치 - 좋은 결과물을 내는 것, 좋은 모델을 발굴하는 것 - 을 위해 자신을 죽일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본 일이 있던가. 아쉽게도 나는 아직 없는 것 같다.

 

세계적인 경영 컨설턴트 리즈 와이즈먼이 쓴 <멀티 플라이어>에 따르면, 이렇게 자기 능력만 뛰어난 게 아니라 남의 능력까지 몇 곱절로 끌어올릴 줄 아는 사람을 바로 '멀티 플라이어(Multi-plier)'라고 한다고 한다. 보통 하나만 잘 하기도 벅찬데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을 '멀티 플레이어'라고 한다. 멀티 플레이어는 자기 능력만 뛰어나지만, 멀티 플라이어는 자기 능력도 뛰어나고 남의 능력까지 키운다는 점에서 더욱 유능한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멀티 플라이어의 특성과 사례가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멀티 플라이어의 대표적인 특성을 나열해 보자면, 먼저 리더로서 너무 나서지 않고 팀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기기, 실수에 관대한 대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돕기,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기 등이 있다. 글로 쓰기는 쉽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행하기는 참 어려운 덕목들이다. 멀티 플라이어의 반대 개념인 '디미니셔'의 특성도 같이 소개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현실에는 멀티 플라이어보다 디미니셔가 더 많은 것 같다. 팀원이나 부하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일일이 간섭하는 리더, 작은 실수라도 가혹하게 비난하는 리더, 팀보다 개인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리더... 나는 어떤 유형의 리더이고 상사인지(였는지)도 되돌아보게 된다.

 

멀티 플라이어라는 개념에 관한 교과서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구체적이고 간결한 책이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대에 못 미치는 점도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소개된 사례가 파편적이라는 점. 지난 달에 읽은 <인사이드 애플>에서도 보았듯이 현대 경영 이론과 실제 기업의 성공 사례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애플만 하더라도, 故 스티브 잡스는 '독재자'라고 불릴 만큼 멀티 플라이어라기보다 디미니셔에 가까운 리더였지만, 기업 전체로 봤을 때는 가장 효율적인 관리 기법을 선보인, 성공적인 리더로 평가 받는다. 일개 팀이나 조직에 있어서는 멀티 플라이어 형 리더가 유용할지 몰라도, 조직 전체, 기업 전체로 봤을 때는 어떤지, 또 프로젝트, 사업 단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용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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