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 BBC, CNN이 주목했다! 단돈 2파운드로 백만장자가 된 청년의 성공창업 이야기
프레이저 도허티 지음, 최기원 옮김 / 위츠(Wits)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년 전부터 '취업 대신 창업', '취직 대신 창직'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취업난이 계속 되다보니 기업으로부터 채용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아예 직접 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취업이 된다 해도 이제는 오래 회사에 다닐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만약을 위해 창업을 준비하는 분도 적지 않다. 바야흐로 창업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 내지는 필수적인 고려 사항이 되고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 하지만 진지하게 구상 중인 것은 아니고, 더욱이 사업에 필요한 자본이나 기술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그저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 <나는 스무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를 읽으면서, 자본이나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 같은 사람도 끈기와 열정만 있으면 사업에 도전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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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프레이저 도허티가 사업을 시작한 자본은 단돈 2파운드. 이 적은 돈으로 시작한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나이는 고작 스무살이었다. 도허티는 어린 시절 엔지니어였던 아버지가 구조조정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고, 일자리가 없어질까 걱정하는 월급쟁이로 사느니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가가 되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어떤 사업 아이템이 좋을까 시도 때도 없이 궁리했다. 도허티가 가장 처음으로 해본 사업은 바로 달걀 판매. 이웃 양계장에서 얻어온 달걀 세 개를 텔레비전 브라운관의 열기로 부화시켜 닭으로 키웠다. 이 닭이 알을 낳으면 그 알을 이웃에 팔아 용돈으로 썼다. 이 때 도허티는 처음으로 사업의 재미를 알았고, 자기에게 사업 수완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허티는 열네 살 때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사업 아이템은 바로 '잼'. 도허티의 할머니가 만든 잼은 도허티의 친구들이나 이웃들로부터 아주 평판이 좋았다. 그래서 도허티는 초기 자본금 달랑 2파운드로 설탕 한 봉지와 과일을 구입했고, 할머니로부터 잼 만드는 레서피를 전수받았다. 그렇게 만들어서 판 잼은 맛도 좋았지만, 시중에 파는 잼처럼 설탕을 많이 쓰지 않아서 몸에도 좋았다. 여기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도허티는 자본금을 확보하고 공장을 통해 대량생산을 하면서 사업을 확장시켰다.

 

도허티가 혼자 힘으로, 그것도 어린 나이에 사업가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는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이야기 자체로도 멋지고 재미있었다. 나는 특히 이 어린 소년의 계획을 허튼 꿈으로 치부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해준 어른들이 너무나도 대단했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어떤 아이가 부모님께 '이런 사업 아이템이 있으니 직접 사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면 제대로 들어줄 부모님이 얼마나 될까. 아마 '공부나 하라', '그런 건 대학 가고 나서 생각하라'며 무시하는 부모님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더욱이 도허티가 할머니한테 잼 레서피를 알려달라고 한 것처럼, 우리나라 소년이 할머니한테 김치 담그는 노하우, 청국장 담그는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하면 들어줄 할머니가 과연 있을까? 내 생각엔 사내 녀석은 그런 걸 하는 게 아니라며 야단을 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사실 성공한 사업가들의 스토리를 보면 아주 일상적이고 사소한 발견에서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경우가 참 많다. 장모님 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아예 장모님 이름을 걸고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사위도 있고, 청소 하기 귀찮아서,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귀찮아서 청소 하는 기계, 음식물 쓰레기를 압축처리하는 기계를 만든 주부도 있다. 결국 성공이라는 것은 무언가 남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개발하고 남들을 도우면 얻어지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기업에 가서 고위직 임원으로 출세하는 것 또는 공무원, 선생님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는 것, 의사, 변호사 같은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루트를 만들고, 그것으로 한정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어린 나이에 해외 명문대에 입학하고, 무슨 시험을 패스했다는 사람은 있지만, 어린 나이에 도허티처럼 사업가로 성장한 사람은 보기가 어려운 게 아닐까.

 

이 책은 도허티가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기 까지 사업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사업가로서 현재 창업을 구상하고 있거나 사업체를 운영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영서'이기도 하다. 도허티는 부모님이 부자인 것도 아니고 물려받은 재산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확고한 사업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고, 자본금을 확보할 수 있는 루트를 백방으로 알아보았다. 다행히 영국에는 도허티처럼 젊은 창업가를 위한 재단이 여럿 있었고, 여러번 문을 두드린 끝에 왕세자 재단으로부터 자본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은 현재 넉넉한 자본금 없이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또한 도허티가 집에서 영세하게 잼을 만들다가 대량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찾는 과정, 잼을 담는 병의 디자인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과정, 만들어진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대형 유통마트, 언론, 홈쇼핑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과정 등 실질적인 조언도 많이 담겨 있다. 도허티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사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고, 할머니로부터 레시피를 전수받아 어린 나이에 잼 사업에 뛰어들어 각고의 노력 끝에 사업가가 되었다는 '성공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에 제품을 홍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다른 제품과 자신의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독특한 방법 - 스토리텔링 등 - 이 없는지 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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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프레이저 도허티가 있다면 한국엔 누가 있을까? 한국에도 프레이저 도허티처럼 젊은 패기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바탕으로 사업에 성공한 청년 사업가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처럼 이름만 들어도 아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은 모두 청년 창업으로 시작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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