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 꼭 이루고 싶은 자신과의 약속
강창균.유영만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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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었는데, 몇 년이 흐른 지금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보니 저자 강창균 님은 '아침마당'에 패널로 자주 등장하는 분이고, 유영만 한양대 교수님도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셔서 친숙하다. 그동안 '버킷리스트'라는 말도 참 유명해졌다. 토크쇼나 교양 프로그램에서 버킷리스트를 주제로 하기도 하고, 여주인공이 죽기 전에 버킷리스트를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내용의 드라마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 드라마 덕분에 이 책을 모르는 우리 부모님도 버킷리스트 소리를 몇 번이나 하셨다. 

 

버킷리스트는 잘 알려진대로 살아있는 동안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목록으로 만들고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다. 이게 쉬운 것 같지만 꽤 어렵다. 나도 다이어리에 틈나는대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는데 아직도 5,60개 정도밖에 못 채웠다. 그중에 이룬 것은 더 얼마 안 된다. 살아있는 동안 100개를 다 해볼 수 있을까, 아니 리스트 100개 항목을 다 채울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버킷리스트의 진짜 의미는 리스트를 채우고 실행하는 데만 있지 않다. 책 말미에도 나오지만, 버킷리스트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버리는 내려놓음 목록'이기도 하다. (p.218) 여기서 '내려놓는다'는 것은 '안 좋은 습관을 멈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그만둔다'는 의미도 있지만, 평소에 막연히 해보고 싶다고만 생각했던 일이 진짜 해보고 싶은 일인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고 아니면 미련을 버린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

 

가령 나의 대학 시절 버킷리스트에 '여행'이 있었다. 그것도 되도록 많은 곳에 가보고, 많은 경험을 해보는 그런 여행. 그런데 대학교 2학년 때 막상 그런 일정을 짜서 여행을 해보니 너무나도 힘들었다. 짧은 일정에 여러 곳을 둘러보느라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고, 유명 관광지에 발도장을 찍는 게 전부였다. 그래서 그 때부터 여행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나는 유럽 순회, 미주 횡단, 세계 일주, 그런 여행 바라지 않는다. 그런 꿈은 '내려놓았다.' 대신 한 도시에 두 세 달은 머물면서 지내보기, 한 나라에서 몇 년 살아보기, 이런 꿈이 생겼다. 그렇게 정하고 나니 남들이 여행을 많이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세계일주를 했다는 책을 보아도 부러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해보고 싶은 일, 꿈꿔왔던 일을 실제로 해보고 하기 싫으면 미련을 버리고, 진짜로 해보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것. 그것도 버킷리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이요, 주어진 인생을 더 길게 쓸 수 있는 지혜다. 꼭 한번 실천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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