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 - 부자 아빠가 되는 마지막 기회
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고영태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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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나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로버트 기요사키. 나도 경제가 뭔지, 재테크가 뭔지는 더더욱 몰랐던 십대 때, 그저 베스트셀러라는 말에 혹해 친척 어른의 서재에서 빌려 읽었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의 신작이 나왔다. 제목은 <앞으로 10년,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믿었던 유럽 경제까지 휘청하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10년은 현실 경제뿐 아니라 그 후의 세계 경제의 판도까지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다음 10년을 어떻게 예상할까? 자못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핵심 개념이나 논지는 기요사키의 이전 저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고, 자본 이득보다는 현금 흐름에 집중하는 기요사키 특유의 투자 방식은 그대로 이어진다. 미국 정부가 부채를 갚기 위해 달러화를 엄청나게 찍어대고 있는 상황에서 화폐, 즉 현금이나 예금, 저축에 의존하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다, 투자 방법을 모르는 저축자는 결국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고, 빈부 격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등등 기요사키 특유의 직설화법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이번 저서에서 특히 강조된 것은 바로 '교육'이다. 기요사키는 학문과 직업 교육에만 치중하는 현재의 교육이 산업화 시대의 노동자, 고용인을 만들어내기 위한 교육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저자의 말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면 된다는 식의 고정된 인생경로가 마치 '파블로프의 개'처럼 위정자, 집권층에 의해 주입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기업을 지탱하던 중간관리자들의 역할이 급속히 줄어들고, 그 결과 퇴직자가 늘어도 그 자리를 메울 새로운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대졸 실업자의 증가는 잠깐의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구조상, 시대의 흐름상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산업사회 시대의 국민교육의 한계에 대한 지적은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도 강조된 얘기라서 더욱 와닿았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교육, 그 중에서도 금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받은 자들이 계속해서 부를 증식하는 것을 저자는 '불공정한 경쟁우위(Unfair Advantage)'라고 일컫는다. 가지고 있는 자산(주식, 부동산 등) 자체의 가치가 오르기를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과, 자산이 자산을 낳고,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직접 만드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돈을 벌지는 자명하다. 후자의 부는 경기의 영향도 받지 않고 끝없이 성장한다. 불공정한 경쟁우위가 점점 고착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월급 받아서 남들이 좋다는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고, 값이 오르기만을 넋놓고 기다린다. 이건 입구가 오목한 병 안에 든 과일을 집으려고 손을 넣었다가 작은 구멍에서 주먹을 빼지 못해 죽음을 당하는 우화 속 여우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제법 두툼한 책이지만,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어릴 때 멋 모르고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었을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그 동안 경제를 보는 눈이나 세상에 대한 감각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인가보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충격을 기억하는 분들, 그 책을 못 읽었더라도 앞으로 10년, 그 후의 미래까지 대비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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