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 많이 바를수록 노화를 부르는
구희연.이은주 지음 / 거름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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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도 나는 화장품에 별 관심이 없이 살았다. 학생 때는 세수하고 머리 감는 것도 벅찼고(그렇다고 잘 안 씻고 다녔다는 건 아니다...), 대학 들어가서는 브랜드 화장품보다 값이 싼 존슨***, 클린**** 같은 학생용 화장품, 아니면 어머니께서 생일 같은 때 사주시는 화장품으로 버텼다(?).

 

그러다가 몇 달 전부터 알라딘에서 책 살 때 특가상품이나 이벤트로 나온 화장품을 한 두 개씩 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조금씩 화장품 사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고, 언제부터인가 장바구니에 담기는 책 가격보다 화장품 가격이 더 높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이 책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다.

 

화장품에 관한 책 중에서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마라>가 인지도로 보면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은 우리나라 저자들이 쓴, 순수 국내 화장품 시장에 대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좀 더 가깝게 느껴지고, 실용적일 것 같았다. 그래서 읽기 시작했고, 읽으면서 참 많이 놀랐다.

 

 

먼저 기초 화장품은 클렌징, 화장수, 크림, 선크림, 이렇게 네 가지면 충분하다. 클렌징만 해도 수성과 유성, 화장수만 해도 스킨, 토너 등 종류가 다양하고, 크림은 로션, 에센스, 세럼, 수분크림, 영양크림 등등 가짓수가 엄청 많다. 그런데 이 모든 단계와 명칭은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 낸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필요한 기초화장품 가짓수는 오직 네 개. 단 네 단계에 맞춰서 자기한테 필요한 것만 바르면 된다고 한다. 건조하면 크림, 지성이면 에센스를 바르면 되는 것이지, 에센스 다음에 수분크림, 영양크림, 아이크림... 이런 식으로 다 바를 필요가 없다.

 

그리고 화장품을 살 때 성분표를 꼭 읽고 따져봐야 한다. 난 이제까지 화장품을 살 때 가격, 브랜드, 효능, 디자인까지만 살펴봤고, 이렇게만 따져보고 사도 충분한 줄 알았다. 그런데 화장품에 함유된 인체 유해 성분들이 체내에 쌓이면 알레르기나 암 같은 질병을 일으키고, 여성의 경우 아이에게 아토피, 알레르기 등 피부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건강해지려고 아무리 음식 가려먹고 운동 열심히 해도 하루에 몇 번씩 바르는 화장품, 이 화장품에 유해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면(그것도 몇 단계씩 여러차례 바르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화장품을 살 때는 성분표를 꼭 읽고 유해성분이 함유되지 않은(적어도 '덜 함유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이과출신이 아니라서, 이 책에 나온 화학성분 이름 같은게 머리에 잘 안 들어오지만(ㅠㅠ)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라고 표시된 트리에탄올아민과 메칠파라벤, 이 두 개는 꼭 피하고, 에탄올, 벤조페논-5, 파라벤, 향료, 색소 등등은 피할 생각이다. 그리고 기왕이면 인증기관에서 검증을 받은 화장품을 사는 것이 낫다고 하니 수고스럽고 비싸더라도 꼭 알아보고 사야지.

 

+ 이 책을 읽고 가지고 있는 화장품 성분표를 다 찾아 읽어봤는데 충격적이었다. 얼마전에 산 모 제품은 가장 유해하다고 알려진 트리에탄올아민과 메칠파라벤이 들어있고, 학생들이 많이 쓰는 브랜드의 로션은 파라벤이 무려 다섯 개나 들어있었다. (이걸 오늘 다 썼다ㅠㅠ 내 피부... 내 몸...) 샴푸, 헤어제품에도 유해성분이 적지 않게 들어있었다. 오마이갓.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 피부의 능력을 믿는 것이다. 친구나 지인, 매장 점원의 말이나 홈쇼핑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먼저 내 피부 상태를 잘 알고, 피부에 문제가 있으면 먼저 피부가 스스로 자정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노화를 방지해준다고, '핫'한 성분이 들어있다고 무턱대고 사고, 하루에도 몇 겹씩 발라주면 피부 자체의 능력을 잃어버린다. 그러면 정말 화장품 없이는 좋은 피부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피부도 내 몸인데, 이제까지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얼굴은 하루에도 몇 번씩 거울로 보고, 몸은 조금이라도 날씬하게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면서, 왜 피부에는 무심했을까?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화장품을 샀던, 그걸 열심히 발라댔던 시간들이 너무나도 후회된다. 내가 사는 화장품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좋은 제품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요구하는 것. 그것 또한 현명한 소비이고, 소비자로서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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