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뛰게 하라 - 뜻밖의 생각을 뜻대로 실현시키는 힘
노나카 이쿠지로 & 가쓰미 아키라 지음, 양영철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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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멋진 책 한 권을 만났다. 제목은 <생각을 뛰게 하라>.

읽기 전에는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책에 등장하는 사례를 한편 한편 읽으면서

곧 잠을 청해야 하는 밤 시간임에도 가슴이 두근거려서 어쩔 줄 몰랐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야기는 대학입시와 인성교육,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호리카와 고등학교'의 사례다.

일본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공교육 위기를 심하게 겪고 있다.

집이 부유하거나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빠르면 유치원 때부터 사립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입시 경쟁을 한다.

이들이 사립학교에 입학하려고 기를 쓰고 공부하는 이유는 사립학교들이 명문대 진학율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사립대학에 부속된 소학교, 중,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여간 성적이 나쁘지 않은 한 최소 해당 사립대 이상에는 진학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라는 독특한 진학 제도가 있기 때문에,

자연히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들, 공부할 열의가 있는 학생들은 공립학교보다 사립학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공립학교에는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이 모이게 되고, 대학진학율이 낮아져서

사립학교와 공립학교의 격차가 점점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교토에 위치한 공립 '호리카와 고등학교'의 교장 아라세 가쓰미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먼저 그는 학교 교육을 그저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대학 교육과 바로 연계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학생들은 이 학교에 입학하면 먼저 기초적인 논문 작성 방법, 학습법 등을 배운다.

마치 대학교에 처음 입학하면 의무적으로 논문 작성 세미나 등을 수강하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나서 각자 연구 주제를 정해서 남은 고등학교 시절 내내 그것을 연구한다.

오랜 기간 심도있게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웬만한 대학, 대학원 논문 못지 않은 수준이라고 한다.

게다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진지하게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고,

수업 시간에는 배운 내용을 어떻게 연구에 적용하면 좋을지 다방면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히 학업에 대한 흥미도 높아지고,

연구 과정 자체가 대학 입시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와도 맞물리기 때문에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라는 것이다.

그 결과 이 학교의 명문대 진학율이 올랐고, 지역 주민들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 높아졌다고 한다.

 

이 밖에도 산과 들에 떨어져있는 단풍을 마을 최고의 명물로 상품화한 농협 직원,

버려지다시피 한 지하철 역사를 현대적인 쇼핑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공기업 직원 등

공공기관, 기업, NGO 등 사회 곳곳에서 관습을 깨고 혁신을 시도하여 성공을 거둔 사례가 이 책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일본사회는 어떤 면에서 보면 한국보다도 보수적이며, 기존의 제도와 관습을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런 일본에서조차 이런 혁신이 가능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을테니 말이다.

 

문제의식도 있고, 이를 개선할 좋은 아이디어도 있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고,

더이상 좋은 생각을 멈춰있게 하고 싶지 않다, 생각을 펄펄 뛰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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