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지난 이후로 책 읽는 속도가 더뎌졌다. 가장 큰 원인은 다른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는 것?

책 좀 읽을라치면 메일을 체크해야 할 것 같고(그러나 메일함을 열어보면 스팸, 광고메일뿐ㅠㅠ), 컴퓨터 부팅한 김에 인기 검색어는 뭔지도 보고, 알라딘 서재 글도 훔쳐 보면서 놀다 보면 시간이 휙휙 간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주말에는 TV 보고(요즘은 공중파보다도 케이블 채널 중에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참 많더라 ㅎㅎ) 밀린 미드(모던패밀리 쵝오쵝오), 일드(상반기 최고 화제작 '마루모의 규칙'을 드.디.어. 봤다!) 보느라 주중보다 바쁘고... (원래 백수가 더 바쁜 법이다...변명변명) 

그런데   

'10월의 마지막~'날을 맞아 10월 한 달 동안 읽은 책을 세어보니 제법 된다. 무려 열네 권. (그 중 두 권은 알라딘 신간서평단 도서다)

하루, 이틀 들여 집중적으로 읽은 책도 있는가 하면, 원서 같은 경우 열흘, 보름 동안 읽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eat, pray, love는 여름에 읽다말다 하다가 이번달에 겨우 끝냈다) 책 읽는 속도가 더뎌졌다고 느꼈는데도 이만큼 읽은 걸 보니 역시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맞나보다. 

 

  

읽은 책  

 

 

  

 

 

   

 

   

 

 

추가 

 

    

 

 

 

늘어놓고 보니 흰 색, 노란 색 표지가 많다. 계란반숙이 먹고 싶어진다...  

 

 

좋았던 책 

   

문학책은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서 미셸 우엘벡이라는 작가를 잘 몰랐다. (미안하다, 무식하다...)

그저 표지가 예뻐서 도서관에서 빌렸는데(그러고 보면 표지가 참 중요하다. 나처럼 관심 없는 사람도 그저 표지 때문에 책을 읽어볼 마음이 들었을 정도이니...), 예술가의 일생을 통해 프랑스 현대문화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을 조명하는 내용도 좋았고, 다른 작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작가만의 스타일이 엿보여서 신선했다. 우엘벡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은데, 찾아보니 그나마 '지도와 영토'가 가장 대중적이고 온건한 편에 속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조금 망설여진다. 그래도 프랑스 현대문학 하면 베르나르 베르베르 밖에 몰랐던 전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이 책 <식스펜스 하우스>도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만 보고 추리소설일 줄 알고 빌렸는데(식스펜스? 서스펜스?), 예상과 달리 미국인 저자가 영국 헤이온와이에 이주하여 사는 내용이었다. 뭐, 그래도 헤이온와이에 대해 이름만 들어봤지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알게 되었고, 언젠가 영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고서나 잘 알려지지 않은 책들을 발굴하는 사람으로 유명하고, 그가 쓴 소설, 에세이에도 주로 그런 내용이 담겨져있다. (<식스펜스 하우스>도 마찬가지다) 다만 도서관에 이 저자가 쓴 책 한 권이 더 있길래 읽어봤는데 <식스펜스 하우스>만큼 좋지는 않았다. 다른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원작 소설이다.  

사실 영화가 나왔을 때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TED에서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강연 영상을 보고 좋아져서 소설을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인 것도 같다. 엄밀히 말하자면 소설이라기 보다는 여행 에세이에 가깝달까. 어느날 갑자기 삶이 지극히 덧없고 권태롭자고 느낀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이탈리아에서 4개월, 인도에서 4개월, 발리에서 4개월, 이렇게 1년 동안 미국을 떠나 외국에서 시간을 보내며 지난 삶을 돌아보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기로 결정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총 108챕터에 담겨져 있는데, 내용이 전혀 어렵지 않아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영화도 보고 싶은데 언제쯤 볼런지, 쩝... 

   

 

 

       

 

<the help>는 즐겨보는 미국 뉴스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읽게 된 책이다.

미국의 70년대가 배경이고 백인, 흑인 분리운동에 관한 내용이라 <앵무새 죽이기> 같은 분위기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예상외로 너무나도 따뜻하고 좋았다. 작가(백인 여성이다) 또한 어린 시절 어머니 대신 자신을 길러준 흑인 가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마냥 그 시절을 부정적으로 그리지만은 않은 것 같다.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고, 감동적인 부분도 있어서 하루에 4,50쪽씩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들여, 원서인데도 (내 기준으로는) 제법 금방 읽었다. 다음에도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지 모르겠다..;;  

 

   

읽다만 책 

    

 

 

  

그런가 하면, 읽다만 책도 있다.

<조선 역관 열전>은 조선 역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제까지 관련된 책을 보지 못하다가 드디어 발견하여 기쁜 마음으로 읽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어려워서 끝까지 읽지 못했다. <패러독스 논리학>과 <이것은 질문입니까?>는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빌렸는데, <패러독스>는 다른 책에서 본 질문이 많아서 식상했고, <이것은 질문입니까?>는 저자의 답만 나와있지, 대학측의 답안도 없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답은 뭔지도 알 수 없어서 아쉬웠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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