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에도 회사가 붙잡는 인재들의 36가지 비밀
기노시타 미치타 지음, 김정환 옮김 / 명진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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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저자가 운영하는 회사에서는 매년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첫날 환영식에서부터 '사표를 쓰라'고 시킨다고 한다. 물론 뽑자마자 나가라는 뜻이 아니고, 이 회사를 나가도 통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자기를 단련하라는 의미라고. 일본 자기계발서 답게 콤팩트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 쉬웠다. 입사 1년차, 3년차.. 이런 식으로 매뉴얼을 제시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당장 나한테 필요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한구절 한구절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날이 오겠지.

 

   
  원시 시대에 남성이 맡은 일은 밖으로 사냥을 나가서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여성의 역할은 남성에게 없는 최대의 능력인 '아이를 낳는 것'이었다. 여성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더 이해가 쉽다. 출산의 고통은 남성이 경험하면 '쇼크로 죽을 만큼' 심하다고 한다. 본래 여성은 그 정도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출산할 수 있을 만큼의 '배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남성이 지나치게 배짱이 좋으면 어떻게 될까? 남자가 할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식량을 조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보다 강한 자와 싸워서는 안 된다. 원시 시대에 이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남자가 죽어버리면 식량을 가져오기를 기다리는 여자와 아이들은 길거리를 헤매게 된다.
 

나는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남성에게 생긴 재능이 '애교'라고 생각한다. 자신보다 강한 자가 있을 때 그 상황을 피해서 지나가는 균형 감각은 남성이 지니고 있는 재능이다. 본디 남성은 금방 "미안합니다."라고 말하거나 불리한 상황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애교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p.88)
 
   



 
흔히들 '남자는 배짱 여자는 애교'라고 말하지만 저자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타고난 균형 감각으로 사태를 모면하는 능력이 있고, 여자들은 역시 타고난 배짱으로 근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성별을 구분하자는 게 아니라, 각각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보라는 뜻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남자들은 문제를 지적하면 그냥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고 변명할 생각부터 할까 궁금했는데 저자의 말을 들으니 수긍이 되네...ㅎㅎ  

 

   
  일 잘하는 직원은 5년, 10년이 지나도 그냥 직원일 뿐이다.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한 사람의 구성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회사의 입김에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될 우려가 높다. 예를 들어 회사가 사원 세 사람에게 평균 300만 원씩 지금하고 있다면 총 급여는 900만 원이 된다. 이 중 두 사람의 급여를 250만 원으로 감봉하면 합쳐서 500만 원이다. 그러면 400만 원이 되는데, 실적이 가장 좋은 한 사람의 급여를 350만 원으로 높여도 850만 원이면 된다. 남은 50만 원은 회사가 가져간다. 기업이 파이를 줄이는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pp.212-3)  
   



 
이 책 마지막 부분인데, 회사 생활 잘 하는 방법에 대해 쭉 나오다가 끝에 가서 갑자기 '회사는 네 삶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나와서 놀랐다. 말이야 맞지만... 일본은 정리 해고, 경기 침체, 인원 감축 등의 위기를 우리보다 먼저 겪었기 때문인지 이런 문제들에 더 민감한 것 같다. 회사나 조직생활에 대한 책도 많지만 그만큼 은퇴를 대비한 자기계발서, 자격증 취득, 전문직 이직에 관한 책도 많다. 그러고보면 프리터, 니트족 같은 말도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일본에서는 약 십 년 전부터 사회현상이었지. (일본에서 아직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걸 보면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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