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인생 - 평범한 삶이 아주 특별한 삶으로 바뀌는 7가지 이야기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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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중에는 그 자체로 성 같고 집 같은 책이 있는가 하면, 다른 책으로 인도하는 다리 같은 책도 있다. 구본형의 <깊은 인생>은 후자다. 저자가 1인 기업 개념을 처음 소개하고 자기계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분이라고 하는데 다른 책을 읽어본 적도 없거니와 이 책만 놓고 봤을 때에도 솔직히 '뭐가 깊은 인생이라는 거지?' 라는 물음만 가득했다. 그래도 굳이 장점을 찾자면 역사 속의 인물들을 탐구하여 그들의 삶을 통해 인생에 대한 태도와 미덕을 찾아보려고 했다는 점이다.

 

   
  방황을 할 때는 당장 그날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되,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묻지 말아야 한다. 미리 생각해둔 것에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특히 다음 세 가지는 결코 생각해서는 안 된다. 먼저 하나는 굶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이며, 마지막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를 염려하는 것이다.
 
그래도 정 걱정이 떠나지 않을 때가 있으면 좀 유치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주술을 걸어보았다. 서랍의 맨 위 칸에 1달러짜리를 넣어두고는 "여기 1달러가 있는 동안은 나는 빈털터리가 아니야."라고 말했다. 그러면 위로가 많이 되었다.
나는 그 때 알게 되었다. 현재 처한 상황을 희극적으로 바라보면, 우리는 영적인 거리를 얻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웃음과 유머 감각이 우리를 생활고에서 구해준다. 고생은 앞으로 언젠가의 영광을 더 빛내주는 배경이고, 빈곤은 내가 물질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마음이 커져가도록 만들었다. (p.104)
 
   

 

인용한 부분은 신화 연구로 유명한 조셉 캠벨이 우드스탁에 칩거하던 시절에 남긴 말이다. 조셉 캠벨은 프랑스 유학을 떠났지만 학위를 포기하고 돌아와 시골에서 무려 5년이나 은둔생활을 하며 책을 읽었다. 말이 좋아서 은둔생활이고 책 읽기지, 명문대 나온 아들이 장학금 받고 유학까지 다녀와서 시골에 쳐박혀 있는 동안 부모님이 얼마나 걱정하셨을까. 아마 본인도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그도 성인이고 남자인데, 왜 세속적인 욕망이 없겠는가. 남들처럼 편하게 돈벌고 여자 만나서 결혼하고 가정 꾸리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데 왜 그걸 못하고 이 고생인가 싶었겠지.

 

하지만 남들 찬사 받고 누릴 것 다 누리고 하는 것이 학문이고 예술이라면 누가 안 할까. 가진 것 모두 버리고 다 내놓은 뒤에야 얻을 수 있는 경지의 삶을 택하는 대가는 쓰다. 그러나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저자는 그런 인생을 가리켜 보통 사람들은 다다르지도 못할 차원의 삶, 즉 '깊은' 인생이라고 일컬은 게 아닐까 싶다. 조셉 캠벨 외에도 스피노자, 간디, 피카소 등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고 감명 받은 인물들이 많다. 앞으로 이들의 삶에 대한 책을 더 찾아 읽어봐야지.
 

   
  평범한 자가 비범한 자를 능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 분야를 정하고 들이파는 것이다. 그러면 누구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너를 당할 자가 없을 것이니. 침묵의 10년을 보내라. 고독한 10년, 궁핍한 10년을 보내라. 누구든 우드스탁의 시대를 거쳐야 한다.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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