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브랜슨 비즈니스 발가벗기기
리처드 브랜슨 지음, 박슬라 옮김 / 리더스북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비즈니스 발가벗기기>는 리처드 브랜슨의 경영 원칙, 그동안의 과오와 성과 등 그의 기업가로서의 면모가 더욱 드러나는 책이다.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이 리처드 브랜슨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을 감안하면 <내가 상상하면>을 먼저 읽는 것이 좋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그의 성공비결을 알고 싶은 사람은 그의 간단한 약력을 알고 이 책을 바로 읽는 것도 괜찮겠다. 



내가 리처드 브랜슨을 좋아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그는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여 진출하는 분야마다 성공을 거두었다. 버진그룹은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리처드의 ’괴짜 CEO’이미지는 특히 큰 몫을 하고 있는데, 버진모바일 출범시 탱크를 타고 뉴욕 한복판에서 콜라를 쏘거나, 런던 트라팔가광장에서 ’풀몬티’를 흉내낸 누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파격을 선보임으로써 대중들은 그에게서 엔터테이너급의 재미와 유쾌함, 신선함, 흥겨움을 느꼈다. 그러한 경험은 자연스럽게 버진에 대한 호감과 제품 구매, 높을 충성도로 이어졌다. 단순히 총수인 그가 재미있고 특이한 사람이라서 버진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의 친근한 이미지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브랜드’를 목표로하는 기업 이념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경영서들이 ’블루오션’을 개척하라고 말하지만, 그는 블루오션에 뛰어든 일이 없다. 음반, 항공, 철도, 모바일 등의 분야에 그가 진출할 때마다 시장은 다수의 강력한 기업이 존재하는 ’레드 오션’ 상태였고, 버진은 늘 작은 시장점유율로 시작하는 제 3,4주자에 불과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매출액 1위, 순이익 1위, 업계 1위가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만을 목표로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했다. 다른 기업을 이기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 결과, 버진애틀랜틱은 승객들에게 타 항공사에는 없는 즐겁고 유쾌한 경험을 제공하는 항공사로 자리잡았고, 버진모바일은  이용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체계를 만들어 미국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10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 기업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는 MS나 구글, 아마존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나는 자본주의가 이미 효과적으로 입증된 체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결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엄청난 부가 소수에게만 돌아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사회에서 가장 빈곤한 이들이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편의시설도 없는 비참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거대한 책임이 떨어지게 된다. 리더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공략함으로써 그들의 부를 재투자해야 한다.(PP.356-7)"



둘째, 그는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미국 부통령을 지냈으며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제작하여  영향력있는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의 저서 <이성의 위기>에는 그와 리처드 브랜슨의 일화가 나온다. 어느날 앨 고어는 리처드 브랜슨의 자택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대화를 하던 중에 환경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앨 고어는 리처드에게 지구 환경위기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두 시간에 걸친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리처드는 앨 고어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고, 환경을 위해 기업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으며 선뜻 거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거물급 정치가와 기업가의 만남이라고 하면 보통 부정, 비리, 뇌물 같은 안 좋은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들의 만남은 달랐다. 나는 그들의 만남에서 ’진정한’ 명예와 부가 무엇인지를 느꼈다. 



원칙상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며, 사회적 책임을 질 의무는 없다. 하지만 나는 기업 또한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이기 때문에 사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리처드 브랜슨은 한 발 더 나아가 환경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기업가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주 산업에 진출하여 과학 개발을 지원하고 있으며, 넬슨 만델라, 코피 아난, 아웅산 수치 등 세계의 지도자들을 모아 ’원로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이런 기업가가 몇 십 명, 몇 백 명만 더 있어도 세상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이런 파격과 책임을 기업가에게만 미룰 일은 아니다. "대범한 삶은 오래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삶은 삶이 아니다."(서문 中)라는 그의 말대로 파격적인 시도와 책임지는 삶을 소홀히 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잘못이 아닌가. 


 

"애당초 시도하지 않는 것이 진짜 실패다. 시도도 하지 않고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진짜 실패자다. 이들에게 실패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무언가를 시도하여 넘어진 사람들 가운데 시도했다는 사실에서 만족을 느끼지 않는 이는 거의 없다. 나는 쉽게 성공한 사람보다 시도를 하다가 꺾인 이들로부터 더욱 많은 것을 배운다.(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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