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의 태동 라플라스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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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젊지만 침술 실력은 상당한 침구사 구도 나유타는 스키점프 선수 사카야 유키히로를 돕는 스태프 중 한 명이다. 최근 들어 성적 부진이 이어져 이번 대회를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사카야 선수가 그의 어린 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에서는 부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지만, 구도로서는 최선을 다해 침을 놓는 일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안타까운 상태다. 그러다 우연히 들른 한 대학교수의 연구실에서 우하라 마도카라는 소녀를 만나게 되는데, 이 소녀와의 만남이 구도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게 된다.


<마력의 태동>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3권이 출간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 시리즈' 중 2권이다. 시리즈 1권 <라플라스의 마녀>의 프리퀄에 해당한다고 책 소개에 나와 있어서 <라플라스의 마녀>의 주인공인 우하라 마도카와 아마카스 겐토의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아마카스 겐토 이야기는 없고 마도카가 <라플라스의 마녀>에 나오는 온천 마을 사건 이전에 어떤 식으로 자신의 마력을 활용해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주며 살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집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후반에 이르러 각각의 이야기가 합쳐져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가 되고 <라플라스의 마녀>와도 연결되는 등 구성적인 재미가 상당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인물은 단연 구도 나유타이다. 처음에는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기능적으로 만든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이 인물에 대한 정보가 많이 나오고 심지어 <라플라스의 마녀>에 나온 어떤 사건과도 관련이 있음이 드러나면서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마도카가 아니라) 나유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소설 초반에 마도카가 보이는 기이한 행동부터 나유타의 직업이 침구사인 것, 심지어 나유타라는 이름마저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소설 후반에 이르러 밝혀질 때 느낀 전율이 상당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는 무엇 하나 허투루 나오는 것이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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