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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집 2 - 11개의 평면도 ㅣ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리드비 / 2025년 2월
평점 :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우케쓰의 소설 <이상한 집>은 예외다. <이상한 집> 1권이 그럭저럭 읽어볼 만하다면 <이상한 집> 2권은 무조건 읽어야 한다. 근데 <이상한 집> 1권을 읽어야 <이상한 집> 2권이 왜,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상한 집> 1권도 읽어야 한다. 요는 두 권 다 읽어보시라는 거... (광고 아님. 광고면 좋겠다.)
오컬트 전문 작가 우케쓰는 2년 전 출간한 <이상한 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전국의 독자들로부터 각지의 이상한 집에 관한 제보를 받는다. 초반에는 1권과 마찬가지로 제보를 한 사람을 만나서 사연을 듣고 집에 관해 추리하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몇 개의 이야기가 나온 다음에는 겹치는 인물이나 지명, 사건 등이 보이고, 최종적으로는 총 열한 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독립된 것처럼 보였던 이야기들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연결된다는 점은 개별적인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사실은 연결된 하나의 공간이기도 한 집이라는 개념과 닮았다.
소설의 중심에 있는 사건의 전모를 알고 나면, 집이란 단순히 사람들이 먹고 자는 공간이 아니라 작게는 개인이나 가족, 크게는 한 사회 또는 한 국가의 목표나 의지, 욕망이나 원념이 투영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읽은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관하여>에서도 아파트, 요양원, 종교 시설 같은 공간이 사건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데, 이런 장소들은 한국에서도 (여러 의미로) 무섭고 이상한 공간 아닌가. 한국판 <이상한 집>이 나온다면 이 공간들이 빠지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