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갸루 용사와 갇힌 공주 1 - ~가스라이팅 시월드를 공략해라~
요코야마 마유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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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 마흔인 전직 갸루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깨어나 보니 몸은 열아홉 살 여자아이인데 벌써 결혼했고 남편은 최악에 시어머니의 구박까지 상당하다는 설정의 만화다. 전생의 당사자인 미사와 유카는 전직 갸루로서 갈고닦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복수하고 여자아이의 삶을 구하겠다고 다짐한다. 


안 그래도 요즘에 전통적인 여성상을 거부하고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산다는 점에서 갸루야말로 요즘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전직 갸루가 활약하는 만화를 보니 너무 반가웠다. 갸루 하면 한국에선 검게 태닝한 피부와 진한 화장, 화려한 패션 등 겉모습에만 주목하지만, 일본에서는 전부터 갸루들이 여자라면 조신해야 한다, 온순해야 한다 등등의 오래된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밝고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점을 좋게 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 만화가 바로 그런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재미도 있다. 열아홉 살 히메노로 전생한 유카는 히메노를 대신해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크고 작은 복수를 하는데 그 방법이 하나같이 상상을 초월하고 웃기다. '여자이니까, 아내이니까, 며느리이니까 당연히 감당해야 하는 게 어딨어? 내가 싫으면 싫은 거다!' 이런 식의 태도가 너무 멋있고, 다른 여자들도 배웠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어떻게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점도 멋있다(청소하는 김에 운동! 장 보러 가는 김에 런닝!). 


무엇보다 여자가 여자를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야기인 점이 감동적이다. 어떻게 보면 유카는 히메노를 구하려다가 히메노의 비참한 삶을 대신 살아주게 된 건데도 히메노를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히메노를 구해주려고 한다는 점이 멋지다(그에 비하면 어리고 불쌍한 히메노를 이용할 생각만 하는 남편과 시어머니란 인간들은...). 속 터지는 장면들도 있지만 그걸 능가하는 사이다 같은 장면들이 훨씬 더 많아서 누구에게나 강력 추천할 수 있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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