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으로 가는 문 - 이와나미소년문고를 이야기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음, 서혜영 옮김 / 다우출판사 / 2023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108/pimg_7796361644562248.jpg)
2013년 국내에 처음 출간된 미야자키 하야오의 에세이 <책으로 가는 문>을 2023년 출간된 개정판으로 다시 읽었다. <책으로 가는 문>은 2010년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 개봉과 이와나미 소년문고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는 총 400권이 넘는 이와나미 소년문고 전권을 석 달 간 읽고 최종적으로 50권을 선정했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고른 이와나미 소년문고 추천 도서 50권이 소개되어 있다. 소개된 책 중에는 <어린 왕자>, <삼총사>, <비밀의 화원>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린이책도 있고, <추억의 마니>, <하이디>처럼 저자가 만든 애니메이션의 원작도 있고, 저자의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 책도 있고 저자가 신뢰하는 지인이 추천한 책도 있다. 한국의 작가 김소운의 <파를 심은 사람>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실린 여러 편의 글 중에서 특히 표제작 <파를 심은 사람>이 재미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다.
2부 '소중한 책 한 권이면 된다'에는 어린이책과 저자의 오랜 인연이 나온다. 저자는 대학 시절 만화 연구회에 가입하고 싶었는데 만화 연구회가 없어서 아동문학연구회에 들어갔다. 당시 저자는 친구들이 읽는 칸트나 헤겔, 마르크스의 책도 읽어보고 도스토옙스키 등 세계 문학도 읽어 보았지만 어느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책은 아동문학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저자는 이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면서도 줄곧 아동문학에 관심을 두고 좋은 작품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이 책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최근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서사에 모티프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에 관한 언급도 나온다. 저자는 에리히 캐스트너의 <하늘을 나는 교실>을 읽고 요시노 겐자부로의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다("시대가 파국을 향해 가는 것을 예감하면서, 그래도 '소년들이여'라는 느낌으로 썼다고 생각합니다", 89쪽). <하늘을 나는 교실>도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