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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이 3
서이레 지음, 나몬 그림 / 문학동네 / 2021년 6월
평점 :
<정년이> 3권은 <춘향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매란국극단의 정식 연구생이 된 정년이 규칙을 어기고 다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들켜서 국극단에서 쫓겨나는 내용이 나온다. 국극단을 나온 정년은 가수로 데뷔시켜 주겠다는 방송국 PD의 말에 혹해 트레이닝을 받게 되는데, 이때 만나는 귀인이 패트리샤 김이다. 드라마에선 패트리샤 김이 이혼을 했다는 정도만 나오는데 원작에선 남편의 폭행으로 얼굴을 다쳐서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어 엄청난 위약금을 물게 된 패트리샤 김을 정년이 도와주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되는 것으로 나온다.
3권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방자 연기 이후 기고만장해 있는 정년에게 선배 도앵이 훈계하는 장면이다. 도앵은 다른 단원들에게 <자명고> 오디션에 같이 들어가 달라고 부탁하라면서 말한다. "어떻게 합을 맞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 거냐? 설마 네가 천재라서? 그저 서 있는 게 다인 촛대 역을 수십, 수백 번 연습한 애들이야. 그애들이 들인 시간, 노력, 열정이 네 방자를 '받아'준 거다. 네가 방자를 훌륭하게 해낸 건 그애들이 있어서야." (<정년이> 3권 61-2쪽) 정년이 '군졸1' 역을 맡은 것도 다른 배우들과 합을 맞추면서 더 겸손해지라는 도앵의 뜻이 담긴 것이었는데 드라마에선 이 부분이 생략되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