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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 그 ㅣ 아름다운 그 3
나기라 유 지음, 메이 옮김, 가사이 리카코 일러스트 / 포레 / 2023년 9월
평점 :
일련의 사건 이후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은 히라와 키요이는 여전히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사건 이후 대중의 인지도가 높아진 키요이는 오랫동안 활동하는 배우가 되려면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정 받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엄하기로 소문난 연출가 우에다 히데키의 신작 연극에 출연하기로 하는데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특별한 인상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유명 사진작가 노구치 히로미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히라 역시 프로 작가의 등용문이라고 할 수 있는 기무라이헤이상을 받기 위해 고심한다.
나기라 유의 소설 <아름다운 그> 시리즈의 제3편 <고뇌하는 그>는 드라마, 영화로 제작된 제1,2편과 달리 아직 영상화 되지 않았다. 내용은 좋은데 영상화하기 힘든 설정이 있어서 나중에라도 영상화가 될지 의문이다(된다면 좋겠네...). 소설 초반에는 히라의 내면 묘사 비중이 높았던 것 같은데 후반으로 갈수록 키요이의 내면 묘사 비중이 높은 느낌이 든다. 학교 생활이 힘들었을 뿐 가족과의 관계는 원만했던 히라와 달리 키요이는 재혼한 어머니와 새아버지, 이복동생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여러모로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다. 키요이는 가족에게 받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히라에게 구하는데 핀트가 맞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왔다면 알겠지만, 히라는 키요이를 연인으로서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신이나 왕 같은 절대자로서 숭배한다. 그렇기 때문에 히라는 키요이에게 바라는 것이 없고 그 점이 키요이를 자유롭게 하지만 동시에 외롭고 쓸쓸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에다의 연극에 배우 인생을 건 키요이는 히라와 잠시 별거하기로 하는데, 별거를 해도 변치 않는 히라의 관심과 애정을 보면서 비로소 키요이는 온전하게 사랑 받는 느낌을 느낀다. 히라 역시 키요이와 노구치가 주는 자극에 힘입어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한 첫발을 뗀다. 서로 자극하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인 점이 이 커플의 가장 큰 매력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