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 들키면 어떻게 되나요? 위픽
최진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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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은 친구 세정이 몇 달 전에 예약했지만 시험 준비로 인해 갈 수 없게 된 제주도의 한 장기 숙소에 대신 묵기로 한다. 자신의 부탁으로 제주에 가는데도 부러움과 질투심을 감추지 못하는 친구에게 살짝 서운했지만, 유진은 관리인을 비롯한 이곳 사람들이 자신을 최유진이 아닌 오세정으로 안다는 사실에 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이참에 최유진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들을 해보기로 한 유진은 원래의 자신이라면 들어가지 않았을 위스키 바에 들어가 보기도 하고, 낯선 남자가 운전하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보기도 한다. 소설 속 유진처럼 내가 나로 살지 않아도 되는 두 달이 주어진다면,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해볼까.


최진영 작가의 소설 <오로라>는 친구의 부탁으로 갑자기 제주에서 살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견 <카모메 식당>처럼 주인공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같지만(아닌 건 아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유진의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한 감정들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친하지만 속엣말을 다 꺼내 놓을 수 없는 친구 세정에 대한 감정이 그렇고, 사랑했지만 더는 믿을 수 없게 된 전 애인에 대한 감정이 그렇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믿음 없는 사랑은 가능한가. 사랑 없는 믿음은 어떤 모습인가'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조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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