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친구
밧탄 지음, 나민형 옮김 / 빗금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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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 살 중학생 루리코는 하굣길에 우연히 언니의 친구였던 교코 언니를 만난다. 머리카락도 짧고 행동거지도 남자 같은 자신과 달리 누가 봐도 '멋진 어른 여자'인 교코 언니를 루리코는 남몰래 동경한다. 그런 루리코를 교코 언니도 싫어하지 않는다.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쁜 선물을 주기도 한다. 그런 교코 언니가 좋아지는 만큼 루리코의 마음 한구석에서 궁금증이 커진다. 언니는 이렇게 좋은 교코 언니와 왜 절교를 한 것일까. 교코 언니와 너무 친해지면 안 되는 어떤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일본 작가 밧탄의 만화 <언니의 친구>는 루리코와 나쓰 자매, 그리고 두 자매의 친구인 교코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여자들 간의 사랑을 다룬 GL 만화이지만 수위 높은 장면은 없고, 에피소드마다 다른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옴니버스 구성으로 되어 있다. 루리코와 교코의 감정에 더 이입해서 읽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나쓰가 매우 빌런처럼 느껴졌다. 상황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는 선택을 한 건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나 하나 잘 살겠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그렇게 살면 정말 행복할까. 


이 만화에서 나쓰의 남편은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지만, 현실의 남자 중에 자기 아내한테 자기보다 더 깊이 사랑했던 애인이, 그것도 여성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랬구나'라고 넘길 남자가 있을까. (평소에 범죄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 이 부분이 가장 비현실적으로 느껴졌고, 나쓰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GL 만화를 아직 많이 안 봐서 그런가. 그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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