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사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15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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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청년인 그조르그는 1년 반 전에 죽은 형의 복수를 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 복수할 대상의 집 앞에서 며칠 밤낮을 매복하며 지낸 끝에 그는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결코 기쁘지 않다. 이제는 그가 복수를 당할 차례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애초부터 형의 복수를 할 마음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복수에 나선 건, 그가 사는 알바니아의 북부 고원지대에 남아 있는 관습법 '카눈' 때문이다. 


카눈에 따르면 어떤 가문의 사람이 살해 당하면 살해 당한 사람의 가문 사람이 반드시 복수를 해야 한다. 복수가(죽음이) 계속 되는 것이다. 관습 또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불합리는 이것만이 아니다. 살인한 자는 반드시 자신이 죽인 사람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 살인한 자는 반드시 살인한 날로부터 며칠 이내에 지정된 장소로 와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혼수탄약통'이다. 혼수탄약통이란 신부가 남편에게서 도망치려고 할 경우 즉시 죽이라는 의미로 신부의 부모가 딸이 결혼할 때 들려 보내는 물건이다. 이런 걸 전통이랍시고 유지하는 나라나, 따르는 부모나 남편이나 전부 이상하다(남편이 도망치려고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하나).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인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전통이 외국인들에게는 이상해 보이겠지 싶기도 하다(한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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