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여왕과 공주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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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배경인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차 한 잔 하실래요?"라는 대사가 심심찮게 나온다. 그만큼 차 마시는 걸 좋아하는 영국인들에게 처음으로 차를 소개한 사람은 누구일까. 이 책에서 그 답을 발견했다. <영국의 여왕과 공주>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은 2002년 개교한 일본의 Cha Tea 홍차 교실에서 집필했다. 일본에 영국의 차 문화를 전파하는 일을 하고 있는 이곳에서 만든 이 책은 영국 왕실에 차 문화를 정착시킨 브라간사의 캐서린 이후의 여왕과 왕비 22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국의 역사와 문화 중에서도 왕실의 역사와 차 문화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아주 유용하고 흥미로울 것이다.


영국 왕실에 차 문화를 정착시킨 브라간사의 캐서린은 어떤 인물일까. 캐서린은 1638년 포르투갈의 브라간사 공작 주앙 4세의 둘째딸로 태어났다. 리스본의 수도원에서 가톨릭 교육을 받으며 자란 그는 포르투갈과 영국의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바란 군주의 명에 따라 1662년 영국의 찰스 왕세자와 결혼했다. 결혼 전부터 차를 즐겨 마셨던 캐서린은 차 마시는 습관이 없는 왕실 사람들에게 차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직접 차 모임을 열었다. 차를 마실 때 위를 보호하기 위해 버터를 바른 빵을 먹거나 차에 설탕 또는 사프란, 오렌지 마멀레이드 등을 곁들이는 방식은 모두 캐서린이 고안한 것이다.


영국의 대표적인 차 문화로 '애프터눈 티'를 빼놓을 수 없다. 애프터눈 티의 기원은 무엇일까. 1837년 즉위한 빅토리아 여왕의 침실 여관(女官)이었던 제7대 베드퍼드 공작부인 안나 마리아 러셀은 퇴임 후 자신을 만나러 오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그들 모두를 만찬에 초대할 수 없었다. 불가피하게 만찬에 초대하지 못한 사람들은 만찬 전 티 타임에 초대했는데, 이것이 관습으로 굳어져 애프터눈 티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시기에 영국에서 차는 이미 유행을 넘어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아 엄청난 차 수요를 야기했고 이는 1840년에 일어난 아편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영국 드라마 <더 크라운>을 봤다면 반가울 이름들도 여럿 등장한다. 엘리자베스 2세의 큰아버지인 에드워드 8세의 어머니 메리 왕대비, 엘리자베스 2세의 어머니이자 조지 6세의 아내인 엘리자베스 왕대비, 2022년 타계한 엘리자베스 2세, 그리고 엘리자베스 2세의 며느리였고 현 찰스 3세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 등이다. 이 책은 영국 왕실 여성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업적을 알 수 있는 점도 좋았지만, 명예혁명이나 스페인 계승 전쟁 등 영국 및 유럽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한 명의 여성의 삶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점도 유익하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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