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박웅희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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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왓챠에서 우연히 <쓰리 파인즈>라는 드라마 시리즈를 봤다. 사전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단 몇 분만에 인생 드라마가 되겠다는 걸 직감했다. 그렇게 총 8부작을 몇 번인가 다시 본 후에 드라마의 원작인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는데, <쓰리 파인즈>에 비해 훨씬 더 좋았다. <쓰리 파인즈>는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의 대표작 몇 편을 축약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것도 좋지만 원작이 훨씬 더 좋으니 기왕이면 <쓰리 파인즈> 먼저 보고 아르망 가마슈 시리즈 전 권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 드린다.


소설의 배경은 캐나다 퀘벡 주의 작은 시골 마을 '쓰리 파인스'이다. 인구 수도 적고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이 마을에서 한 노부인이 시체로 발견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퀘벡 경찰청 살인 수사과의 아르망 가마슈 경감은 부관인 장 기 보부아르, 이자벨 라코스테와 함께 죽음의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사망한 노부인의 이름은 제인 닐. 쓰리 파인스에서 오랫동안 교사로 일했으며 은퇴 후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이웃들과 교류하며 지냈다. 이웃들은 평범하고 온화한 노부인이었던 제인 닐이 고의적으로 살해되었을 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체와 사건 현장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아르망 가마슈의 캐릭터이다. 범죄 소설의 형사나 탐정 중에는 셜록 홈스처럼 인성에 문제가 있거나 해리 홀레처럼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등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인간 유형이 상당히 많다. 반면 아르망 가마슈는 형사보다는 교수나 성직자가 어울린다는 묘사가 나올 정도로 성품이 따뜻하고 올바르며 자기 관리를 잘한다. 사건 접수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갈 때조차 부디 시체가 없기를, 아무도 죽지 않았기를 바랄 정도로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용의자와 증인 한 사람 한 사람을 공정하고 예의 바르게 대한다. 이런 인물이 일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절로 공부가 된다.


또 하나의 매력은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펼치는 감동적인 드라마이다. 이 소설의 고정 캐릭터는 주인공인 아르망 가마슈와 부관인 장 기 보부아르, 이자벨 라코스테 외에 화가 부부인 클라라와 피터 모로, 시인 루스 자도, 식당 겸 여관을 운영하는 게이 부부인 올리비에 브륄레와 가브리엘 뒤보, 책방을 운영하는 머나 랜더스 등이다.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각각의 인물이 연루된 사건이 전개되거나 각자의 사연이 나오는데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이들 모두의 첫 등장이자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틸 라이프>는 작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구성이 탄탄하고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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