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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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생인 '나'는 어린 시절 내내 마른 몸이 콤플렉스였다. 사람들은 몸이 말랐으니 힘도 약할 거라고 생각하고 '나'를 함부로 대했으며, 자연히 '나'는 누구와 있든 주눅 들고 의기소침한 성격이 되었다.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마른 몸에 대한 콤플렉스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심화되고 분화되었다. 또래보다 키가 작은 것도, 제2차 성징이 늦은 것도, 가슴이 작은 것도, 성 경험이 늦되고 적은 것도 자신의 책임, 자신의 죄처럼 느껴졌다. 문제는 그런 저자에게 어느 누구도 그런 느낌, 그런 생각이 잘못이라고 말해주지 않은 것이다. '나'의 어머니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저자의 불안과 열등감을 점점 더 강화할 뿐이다.


이서수 작가의 <몸과 여자들>은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소설이다. 이서수 작가의 작품으로는 <젊은 근희의 행진>을 읽어본 것이 유일한데, 아직 읽지 않은 <헬프 미 시스터>도 그렇고 주로 여성의 '노동'에 관한 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에 관한 소설을 쓴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소설은 1983년생인 '나'와 1959년생인 '나'의 어머니의 이야기로 구성되는데, 어머니 세대의 수동적이고 폭력적인 성 경험이 딸 세대의 금욕 및 비혼, 비출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지극히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라고 느꼈다. 저자가 들려줄 또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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