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 -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기록
임진아 지음 / 뉘앙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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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좋은 인간관계의 원흉은 '말'인 경우가 아주 많다. 안 해도 되는 말을 굳이 해서 생기는 다툼이 있는가 하면, 반드시 그 말을 했어야 하는 상황에 그 말을 안 해서 생기는 갈등과 오해도 있다. 그런 말, 말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읽었다. <빵 고르듯 살고 싶다>, <오늘의 단어>, <읽는 생활> 등 다수의 책을 쓰고 그린 작가이자 삽화가인 임진아의 에세이집 <듣기 좋은 말 하기 싫은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 살면서 자신이 들었던 듣기 좋은 말과 자신은 남에게 하고 싶지 않은 말에 대해 소개한다. 책에 좋은 말이 많이 나오는데, 웬일인지 기억에 남는 말은 대부분 안 좋은 말이다. 저자의 가정 형편이 유복하지 않다는 이유로 가입을 반대하고 인사도 받아주지 않았던 고등학교 미술반 선생님에 관한 일화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모 회사 대표가 자사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있었는데, 자신보다 훨씬 나이도 어리고 약자인 위치에 놓인 사람을 괴롭히는 못난 어른들이 생각보다 많구나 하는 생각에 괴로웠다.


프리랜서가 되기 전, 직장에 다닐 때 겪은 일들도 여럿 나온다. 직장이 좋은 말이 오가는 장소인 경우는 드물지만, 저자가 다닌 직장은 유독 경쟁과 비난이 심했다. 한 번은 저자가 업무상 실수를 해서 회사는 물론 클라이언트에게도 큰 손해를 입힐 뻔 했는데, 결국 저자가 밤낮 없이 일해서 손해를 막고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 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반면, 회사 외부 사람들은 저자의 노력과 성취를 인정해주고 칭찬해줬다. 이런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 퇴사라는 결말로 이어진 것 아닐까.


내가 책에 나온 좋은 말보다 안 좋은 말을 더 많이 기억하는 걸 보면, 좋은 말보다 안 좋은 말이 더 많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게 확실하다. 선의로 한 말도 상대는 악의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말의 나쁜 힘이라면, 자신이 별 뜻 없이 무심히 한 말이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감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말의 좋은 힘이다. 말에는 힘이 있다는 걸 상기하고, 나쁜 힘보다는 좋은 힘을 더 많이 활용하는 사람이 되려면 평소에 좋은 말을 많이 듣고, 안 좋은 말을 삼가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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