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여자와 먹고 싶은 여자 1 - 픽시하우스
유자키 사카오미 지음, 이하니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리가 취미인 회사원 노모토에게는 소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때그때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를 대량으로 원 없이 만드는 것! 하지만 1인 가구인 데다가 소식좌인 노모토에게는 꿈같은 일인데... 어느 날 노모토는 아파트 현관에서 대량의 음식을 손에 든 이웃집 여자 카스가와 마주친다. 사람들을 불러서 파티라도 여는 줄 알았더니 그 음식들은 전부 카스가 한 명이 먹을 음식이었고...! 이렇게 '위(胃)대(大)한' 여자라면 노모토가 만드는 음식을 기꺼이 다 먹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노모토는 카스가에게 일생일대의 제안을 한다. 노모토는 실컷 만들고 카스가는 실컷 먹는 두 여자의 식사를...!


유자키 사카오미의 만화 <만들고 싶은 여자와 먹고 싶은 여자>를 드디어 읽었다. 전부터 재미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읽어보니 역시 재미있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의미도 있고 감동도 있다. 요리를 좋아하는 노모토는 요리를 잘한다는 이유로 일등 신붓감이라는 둥, 나중에 남편이 좋아하겠다는 둥의 말을 듣는 것이 싫다. 여자가 하는 일은 전부 '남자를 위해서' 한다고 치환하는 사회의 편견이 불편하다. 잘 먹는 카스가는 여자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음식을 적게 주거나, 남자가 자신의 음식 먹는 방식에 대해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것이 싫다. 그런 사람들에게 열 내며 따지지 않고 쿨하게 한 방 먹이는 카스가의 모습을 닮고 싶다.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두 여자가 서로의 욕망을 채우며 혼자일 때보다 더 행복해지는 이야기라는 점도 좋다. 사랑 말고 성욕 말고 여자에게 어떤 욕망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점도 좋다. 요리를 좋아하는 노모토는 좋은 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고, 다양한 크기의 예쁜 그릇을 사고 싶고,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악플 걱정 없이 즐겁게 나누고 싶다. 먹기를 좋아하는 카스가는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에게 은혜를 갚고 싶고, 자신이 아는 좋은 장소에 데려가고 싶고, 이따금 자신도 맛있는 걸 대접하고 싶다. 이 모든 욕망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한데, 여성은 남성보다 임금을 적게 받는다는 현실까지 일깨워주는 완벽한 만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