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왕 형제의 모험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장편동화 재미있다! 세계명작 4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김경희 옮김, 일론 비클란드 그림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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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기고 병약한 소년 카알의 우상은 잘생기고 건강한 형 요나탄이다. 카알은 요나탄처럼 씩씩하게 뛰어놀고 싶지만 날이 갈수록 카알의 병세는 심해진다. 죽음을 앞둔 카알에게 요나탄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람은 죽으면 '낭기열라'라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선 아무도 아프지 않고 매일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얼마 안 되어 요나탄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 불이 난 집에서 카알을 업고 뛰어내렸다가 죽은 것이다. 


요나탄의 뒤를 이어 카알도 죽고, 형제는 낭기열라에서 만난다. 카알은 요나탄을 다시 만난 것이 기쁘고, 당장이라도 요나탄과 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요나탄은 카알에게 지금 놀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낭기열라에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자가 나타났으니 지금 당장 그와 싸우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죽어서 건강한 몸을 되찾았는데도 놀지 못한다니. 카알은 아쉬웠지만 요나탄을 따라 나서고, 그렇게 형제는 긴 모험을 떠나게 된다. 


<사자왕 형제의 모험>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장편 동화다. 이 책은 여느 동화와 다르게 '죽음'을 다룬다. 주인공 형제가 첫 장면부터 죽고 마지막 장면에서도 죽는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인데 주인공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죽다니. 근데 다음 생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 주인공이 죽을 때마다 슬프기보다는 다음 생이 궁금하고 기대된다. 죽음은 또 다른 삶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믿게 된다. 


이 책에는 소설가 한강의 추천사가 실려 있는데, 이 글을 읽고 책을 다시 읽으면 느낌이 새롭다. 추천사에서 한강 작가는 <사자왕 형제의 모험>에 나오는 두 형제가 어리지만 용감하게 독재자에게 맞서는 모습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때 계엄군에 맞섰던 시민들의 모습과 닮았다고 썼다. 죽음이 두려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것은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해야 나도 바뀌고 세상도 바뀐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삶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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