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단어들의 지도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어원의 지적 여정
데버라 워런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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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듀오링고로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작년에 듀오링고로 프랑스어를 배웠는데, 프랑스어를 배워보니 영어와 비슷한 듯 달랐다. 다른 부분은 어디서 왔을까 생각하다 독일어가 떠올랐다. 그래서 독일어를 배워보니 이번에도 영어와 비슷한 듯 달랐다. 이번에는 다른 부분이 어디서 왔을까 생각하다. 이 책에서 PIE(원시인도유럽어)라는 용어를 봤다. 아마도 이것이 영어와 프랑스어에는 없고 독일어에도 남지 않은 언어의 조상 아닐까. 아닐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이런 식으로 작년부터 올해까지 유럽의 언어를 배우는 중이고 앞으로도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울 생각인데, 오랫동안 곁에 두고 참고할 만한 책을 만났다. 미국의 언어 전문가 데버라 워런이 쓴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이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영어를 전공한 후 라틴어와 영어 교사로 활동했고, 소트프웨어 엔지니어로도 일했다. 지금도 라틴어와 프랑스어 책 읽기를 취미로 하며, 시로 상을 받기도 하고, 다양한 언어로 된 책을 번역하고 언어에 대한 글을 쓴다. 


이 책은 영어 사용자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영어 단어들의 기원을 파고든다. 영국을 뜻하는 영단어 england는 덴마크의 낚싯바늘처럼 생긴 반도, angeln(앙겔른)에 사는 사람들이 바다 건너 섬을 자꾸 침략하다 보니 그 땅 이름이 angle-land가 되고 england로 정착했다. 가을을 뜻하는 영단어 autumn은 '큰 수확'을 뜻하는 라틴어 auctumnus에서 유래했다. 경매를 뜻하는 영단어 auction과 어원이 같다.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는 독일어 uber에서 왔고 이는 '위'를 뜻하는 영단어 upper, over, above와 같다. 


이 과정에서 어원을 몰랐다면 평생 오해했을 단어들의 의미가 밝혀지기도 한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는 원래 털 구두였다. 프랑스어로 '털가죽'을 의미하는 'vair가 구전되면서 프랑스어로 '유리'를 의미하는 동음이의어 'verre'로 바뀌어 그대로 정착했다. 영어의 달(month) 이름이 로마에서 온 건 알았는데 요일 이름의 일부가 북유럽 신화에서 온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Tuesday는 전쟁의 신 튀르(Tyr), Wednesday는 주신 오딘(Odin), Thursday는 천둥의 토르(Thor), Friday는 사랑의 여신 프레이야(Freyja)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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