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2 - 전2권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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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베스트셀러 <파친코>의 작가 이민진이 2007년에 발표한 '코리아 디아스포라' 3부작의 첫 번째 소설이다. <파친코>를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이 책은 어떨까 기대가 컸는데 기대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4대에 걸친 재일조선인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파친코>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가 아닌데, 한국계 이민 2세대 여성의 성공 분투기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은 저자의 경험이 반영된 듯 보이는 대목이 많아서(주인공 케이시 한부터가 저자 자신의 분신처럼 보인다) 내용이 훨씬 사실적이고 생생하다. 


1990년대 뉴욕.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국계 이민자 부부의 장녀인 케이시 한은 명문대(프린스턴대)를 졸업했지만 부모가 원하는 번듯한 직장에 취직하지 못해서 곤란한 상황이다. 전형적인 한국인 부모인 케이시의 부모는 딸이 남들 보기에 좋은 직업을 가지고, 신앙심 깊은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기를 바란다. 반면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인으로 자란 케이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고 싶고, 인종이나 국적을 따지지 않고 자유롭게 연애하다 스스로 결혼할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결혼하고 싶다. 


결국 케이시는 가치관이 다른 부모와 크게 싸우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져 갈곳이 없을 때, 우연히 한인 교회 친구 엘라를 만나 그의 집으로 가게 된다. 엘라는 여러모로 케이시와 정반대이자 케이시의 부모가 원하는 딸의 모습이다. 의사의 딸인 엘라는 명문 여대 졸업 후 학교에서 일하다 한국인 남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매주 교회에 나가고 혼전순결도 지킨다. 케이시는 엘라를 고루하고 답답하게 여기지만, 엘라는 먹고 잘 집도 제공해주고, 케이시를 남편이 다니는 투자은행 사무직원으로 취직도 시켜준다. 덕분에 케이시는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도 받으면서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케이시는 일과 사랑, 가족, 인간 관계 등 다양한 방면에서 다양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한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내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포기 직전에 이르기도 하고, 가슴 뛰는 일은 아닌데 성과가 좋아서 계속 하다가 비싼 비용을 치르기도 한다. 가족과 연인, 친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독자로서 응원할 만한 선택을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케이시의 삶이 변하는 만큼 주변 인물들의 삶도 변하는데 이 또한 매우 극적이다. 특히 엘라와 케이시의 엄마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둘 다 유교걸들이(었다)라는 공통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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