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밤
존 디디온 지음, 김재성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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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조앤 디디온의 초상>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읽게 된 책이다. 저자 조앤 디디온은 1934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나 버클리대학 졸업 후 <보그>지의 에디터로 취직했다. 세계 최고의 패션지 에디터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로서도 성공한 그는 작가인 남편과 함께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딸 퀸타나를 입양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입양아라도,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이었다. 그는 퀸타나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려고 노력했고, 퀸타나 또한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보답했다. 그런 퀸타나가 어른이 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그렇게 함께 계속 나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퀸타나가 쓰러졌다(그 해는 퀸타나가 결혼한 해이자 저자의 남편이 세상을 떠난 해이기도 했다). 그 때부터 네 번의 중환자실 입원, 네 곳의 병원 이동을 거쳐 20개월 후 사망했다. 


그때 퀸타나의 나이, 겨우 서른아홉 살.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죽는 참척의 고통이 저자를 압박했다. 무엇을 듣거나 보아도 즐겁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퀸타나와 관련된 추억이 엄습했다. 아름다웠던 퀸타나의 결혼식, 퀸타나가 소녀 시절을 보낸 캘리포니아 집의 정경, 하와이로 떠났던 퀸타나의 생애 첫 여행, 예쁜 여자 아기를 입양할 기회가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남편과 울었던 기억 등등. 


이 모든 기억은 '푸른 밤'으로 수렴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푸른 밤'은 하지 전후 몇 주 동안 해 질 녘 어스름이 길고 푸르러지는 시기를 일컫는다. 이는 또한 저자가 인생의 황혼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조앤 디디온은 2021년 12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딸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엄마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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