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괴이 사전 : 현대편 세계 괴이 사전
아사자토 이츠키 지음, 현정수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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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제일 좋아했던 만화 시리즈가 <소년 탐정 김전일>이라서 그런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선호하지만, 오컬트물이나 호러물은 비현실적인데도 좋아하는 편이다. 일본 소설도 요즘 유행하는 SF물보다는 미야베 미유키나 교고쿠 나츠히코, 요코미조 세이시처럼 요괴가 나오거나 심령 현상이 중심에 놓인 작품에 끌리는 편. 이런 취향이다 보니 <세계 괴이 사전 : 현대편>을 보고 참 반가웠다. 


이 책을 집필한 아사자토 이츠키는 1990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괴이요괴 애호가이자 작가다. 현재는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괴이, 요괴에 관한 이야기를 수집, 연구하고 이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있다. <세계 괴이 사전 : 현대편>은 제목 그대로 20세기 이후 현대에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각지에서 이야기된 유령이나 요정, 요괴, 괴인, 괴이 등에 관한 정보를 사전 형식으로 담고 있다(일본의 유령, 요괴 등은 <일본 현대 괴이사전>에 나온다). 각 정보는 지역별로 분류되어 있고, 가나다순으로 정렬되어 있다. 


책에서 제일 먼저 본 반가운(?) 이름은 '강시'다. 강시는 중국, 대만 일대에서 전해지는 괴이로, 지역과 설화에 따라 약간의 변형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밤에 시체가 움직이면서 사람의 살이나 피를 먹는다. 강시 하면 두 팔을 앞으로 뻗고 통통 튀어 다니는 모습이 상징적인데, 이는 시체이기 때문에 관절이 경직되어 팔다리를 살아있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시아 지역 편에서는 주로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요괴, 귀신을 다루고, 아쉽게도 한국의 요괴, 귀신 이야기는 없다. 


유럽 편에서는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의 '밴시'를 발견해 반가웠다(책에서의 명칭은 밴시가 아니라 '반시(beansi)'다). 반시(밴시)는 아일랜드 및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전해지는 괴이다. 밴시가 나타나면 가족 중 누군가가 죽는다는 뜻이고, 녹색 옷에 잿빛 상의를 걸치고 긴 머리카락을 지닌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지녔으며, 죽은 자를 위해 계속 울기 때문에 눈이 빨간 것이 특징이다.


'프레디 머큐리의 유령'이라는 항목도 있다. 1991년 타계한 영국의 록그룹 <퀸(Queen)>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유령이 런던 도미니언 극장의 복도나 음악실에 종종 출현한다는 내용이다. 공교롭게도 런던 도미니언 극장은 퀸의 곡으로 구성된 뮤지컬 <We will rock you>가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장기 공연된 장소다. 사람들이 본 것은 정말로 프레디 머큐리의 유령이었을까, 아니면 프레디 머큐리가 그리운 나머지 그의 유령이라도 보고 싶은 팬들의 간절한 소망이 만들어낸 환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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