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요괴 씨 4 - 완결
노호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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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요괴가 어울려 사는 마을이 배경인 만화다. 요괴가 등장하는 만화 대부분이 요괴와 인간을 적대적인 관계로 그리는 데 반해 이 만화의 요괴와 인간은 서로 돕고 사는, 공생하는 관계다. 무우짱이 검은 그림자에 삼켜지는 사건이 일어나자 요괴들이 앞장서서 무우짱을 구하는데, 알고 보니 검은 그림자의 정체는 돌아가신 무우짱의 아빠였다. 요괴들은 자신들이 무우짱을 잘 돌볼 테니 걱정 말라고 무우짱의 아빠를 설득하는데, 이런 요괴들이 무우짱 곁에 있다면 아빠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요괴가 인간의 꿈을 넓히기도 한다. 영화 감독이 되고 싶지만 "좋아한다고 직업으로 삼을 순 없다고 생각해", "(친구들한테) 꿈을 말했더니 안 된다고, 운 같은 게 좋지 않으면 될 수 없댔어."라고 말하는 타쿠미에게 고양이 요괴 부치오는 어쭙잖은 조언을 들려주는 대신 "저는 타쿠미 군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라며 격려한다. 얼마 후 타쿠미는 친구로부터 운의 실체는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부치오가 적절한 반응을 해주지 않았다면 타쿠미가 친구의 말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한편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크게 갈라지면서 악귀들이 출몰하는 '경계선 붕괴' 사건이 벌어진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고, 인간과 요괴가 함께 어울려 사는 일상에도 변화가 생긴다. 악귀의 정체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그동안 인간이 해온 '언령'을 반성하기에 이른다. 일본에는 '절분'이라는 명절에 사람들이 콩을 뿌리면서 "악귀는 밖으로"라고 외치는 풍습이 있는데, 이 풍습으로 인해 상처받을 수 있는 존재를 상상한 점이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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