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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식 중정 3
김연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평점 :

김연주의 <회랑식 중정>. 오랜만에 읽었는데 역시 재밌다. 만화의 배경은 일제 강점기다. 경성 최고 부잣집의 딸 세희는 배다른 오빠 재희를 몰락시키기 위해 한 가지 음모를 꾸민다. 그것은 경성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남자 하인 윤을 이용해 재희를 유혹하는 것. 세희가 계획한 대로 재희는 윤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데, 문제는 재희뿐 아니라 세희의 친동생 래희도 윤에게 이끌리고 있다는 것이다. 남자 하인을 둘러싼 두 형제의 기싸움이라니. 너무 재밌다(꿀맛이다).
한편 래희는 윤을 닮은 여학생을 발견하고 친교를 제안하는데, 세희는 같은 여학생을 보고 죽은 새언니(재희의 아내)를 떠올린다. 재희의 아내 청아가 생전에 세희에게 남긴 말이 나오는데 내용이 짠하다. "나는 사랑받지 못해서 불행한 게 아니에요. 나는 내가 없어져서 불행해요." 아무리 출신이 좋고 똑똑해도 '여성'인 이상 가부장의 허락 없이는 원하는 삶을 살지 못했던(아버지나 오빠, 남편의 허락 없이는 공부도 결혼도 못 하는) 당대 현실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