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산책 짧은 소설 시리즈는 한 편 한 편의 길이가 짧아서 가볍게 읽기 좋다.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 역시 가볍게 읽기 좋을 거라고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한 편 한 편의 길이는 짧은데 내용이 은근 묵직하다. 여운도 길게 남고. 어떤 단편들은 장편으로 발전시켜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기를 먹지 못하는 여자아이가 경험한 어떤 폭력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호시절>이라든가. 성당의 대복사가 되고 싶지만 여자라서 소복사만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여자아이의 미래(<저녁 산책>) 도 궁금하고. 


<숲의 끝>이라는 단편에 나오는, 서태지의 노래 <컴 백 홈>에 대한 색다른 해석도 인상적이었다. 발표 당시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아가게 만든 <컴 백 홈>에 대해, 이 소설의 등장 인물은 "집이 지옥인 애들이 있잖아. 집에 가면 실제로 죽을 수 있는 애들도 있어. 그런 애들 보고 무조건 집에 가라니. 듣고 있기 힘들어."(78쪽)라고 말한다. 이런 생각을 (이 책을 읽고) 이제야 했다는 게 부끄럽고, 한편으로는 서태지가 꼰대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게 (딱히 팬도 아니었지만) 심란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