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7 미키7
에드워드 애슈턴 지음, 배지혜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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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니스와프 렘의 책을 읽다가 결국 포기했다. 책 읽다가 포기한 적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SF 소설은 완독을 못하는 경우가 유독 많다. 소설인데 소설 같지 않고 과학 같은 이 느낌... 근데 <미키7>은 괜찮았다. 너무 재밌어서 한 번에 다 읽었다. SF 소설 잘 못 읽는 사람도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이 찬사로 들릴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랬다. 이런 기분. <마션> 이후 오랜만이야... 


주인공 미키는 거액의 빚을 지는 바람에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복제인간 '익스펜더블'이 되어 우주 개척단에 참가하게 된다.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능력 때문에 온갖 위험한 임무를 떠맡는 미키. 그렇게 미키1, 미키2, 미키3, 미키4, 미키5, 미키6이 죽고, 미키7이 어느 날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얼음 구덩이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다. 미키7이 죽었다고 생각한 베르토는 미키8의 재생성을 요청하는데, 다음날 미키7이 베르토 앞에 나타난다. 미키7이 죽지 않고 미키8과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본부에 알려지면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데... 


똑같이 생긴 미키7과 미키8이 (사실은 둘이지만) 한 사람인 척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는 점에서 영화 <페어런트 트립>이 생각나기도 했다(<페어런트 트립>은 쌍둥이 자매가 한 사람인 척하는 내용이다).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도 나오는 걸 보면 인간과 그를 복제한 복제인간은 동일인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를 다루는 걸로도 볼 수 있는데, 미키7과 미키8이 제한된 식량을 두고 다투는 모습이나 각자 다른 여자에게 끌리는 모습을 보면 적어도 작가는 둘이 다른 인격이라고 보는 듯하다. <미키7>은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미키17>의 원작 소설로도 알려져 있다. 


<미키7>에서 미키는 빚 때문에 익스펜더블이 되고, 익스펜더블이 된 후에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능력 때문에 개척단 사람들로부터 노예나 머슴처럼 부림을 당한다. 복제인간을 만들고 우주 개척을 할 만큼 기술이 발전해도 부의 불평등, 계급 차별 같은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아찔하고 참담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선 이런 문제들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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