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호텔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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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출간된 책으로, 살아있는 작가로는 최초로 갈리마르 총서에 포함된 <삶을 쓰다> 중 일부를 추려서 엮은 선집이다. 선집답게 아니 에르노 하면 떠오르는 - 자신의 실제 경험을 쓴 자전적 소설도 있고, 외국을 여행하고 쓴 에세이도 있고, 자신의 문학관이나 정치관, 사회관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글도 있다. 표제작 <카사노바 호텔>은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고 있을 적에 우연히 알게 된 남자와 파리 근교의 호텔에서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던 경험에 대해 쓴 글이다. 마지막에 실린 <축하연>에 나오는 '마크'는 아마도 <사진의 용도>를 함께 쓴 마크 마리인 듯하다. 


2002년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타계했을 때 그를 추모하면서 쓴 글도 있다(<슬픔>). 아니 에르노는 개인의 계급적 배경이 그의 취향, 습관 등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한 부르디외의 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직접 인정한 바 있다. <문학과 정치>라는 제목의 글에서는 정치와 무관한 문학, 글쓰기는 존재할 수 없음을 밝힌다. 문학을 비롯한 인간의 모든 행위는 정치적이며,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는 작가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나저나 <삶을 쓰다> 전체는 언제 번역, 출간되려나.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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