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책 읽기 - 책 좋아하는 당신과 나누고픈 열 가지 독서담
윤성근 지음 / 드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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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에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 작가는 자신의 헌책방에서 읽은 책들과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쓴다. 그 중 <헌책방 기담 수집가>는 내가 올해 읽은 책들 중에서 (재미+감동+유익함 등 여러 면에서) 훌륭하기로 열 손가락 안에 들 만하고, 뒤이어 읽은 이 책 <이상한 나라의 책 읽기>도 못지 않게 훌륭하다. 


<헌책방 기담 수집가>가 제목 그대로 헌책방에서 겪은 기담과도 같은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라면, <이상한 나라의 책 읽기>는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손꼽히는 다독가였고 종국에는 IT 기업을 그만두고 헌책방 주인까지 된 저자가 책 읽는 방법 10가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책 읽는 기술에 대해서만 설명하는 자기 계발서 풍의 책은 아니고, 저자가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이제까지 읽은 책들 중에 소개하고 싶은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형식의 책이다. 


저자는 어떤 식으로 읽을 책을 고를까. 저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청년이었을 때는 어땠을까 궁금해하다가 아버지가 청년 시절을 보낸 1960년대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1960년대의 한국은 박정희, 미국은 우드스톡 페스티벌과 비트 세대, 유럽은 68혁명과 실존주의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중에서 비트 세대와 실존주의에 관해 깊이 파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사르트르와 카뮈, 사뮈엘 베케트 등의 저작을 섭렵하게 되었고, 프랑스의 한 시대를 자세히 알고 나니 프랑스의 다른 시대(특히 양차 세계대전 사이의 전간기)와 다른 유럽 국가들의 문학, 철학에 관심이 생겼다고. 





책은 때로 우리를 알지 못하는 곳으로 데려간다. 누가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는가? 오히려 책은 길을 잃게 만들기에 더 매력적인 물건이다. 우리는 그렇게 잃어버린 길 위에서 방황하다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길로 흘러 들어간다. 계획된 것은 무엇도 없으며 운명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369쪽) 


저자의 독서 목록에는 인물들의 평전이나 철학, 사학, 문학 등 인문학 분야의 책이 많은데, 딱 한 권 있는, 평전도 아니고 인문학 분야에 속하지도 않는 책이 마침 나도 읽었고 몹시 좋아하는 책이라서 반가웠다. 그 책은 바로 사토우치 아이의 <모험도감>. 저자는 이 책을 어른이 된 후에 서점에서 보았다고 했는데, 나는 이 책을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님께 선물로 받아서 읽었다. 동화나 만화를 좋아했던 동생과 달리, 나는 이 책을 주야장천 읽었고 그 결과 유튜브에서 캠핑 영상 보는 걸 좋아하지만 직접 캠핑을 하지는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집에서 책 읽는 게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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