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 소설가가 식탁에서 하는 일
한은형 지음 / 이봄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여름이 서서히 끝나가는 것을 느낀다. 여름 내내 아침 식사로 차가운 우유를 부은 시리얼을 먹었는데, 며칠 전부터 아침 날씨가 제법 쌀쌀하게 느껴져서 시리얼 대신 수프를 먹고 있다. 지난 가을과 겨울에 잘 먹고 남겨둔 것으로, 1인분씩 개별 포장되어 있는 봉지를 뜯어서 그 안에 들어있는 분말을 그릇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후 휘휘 저으면 완성이 된다. 이것과 갓 구운 식빵 한두 장을 먹으면 아침 식사 끝.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한 끼다. 


공교롭게도 오늘 읽기를 마친 책 제목에 수프라는 단어가 들어 있다. 소설가 한은형의 음식 에세이 <우리는 가끔 외롭지만 따뜻한 수프로도 행복해지니까>.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과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샌드위치, 계란밥, 크레이프, 우메소면, 크루아상, 오리 우동, 경상도식 뭇국, 나폴리탄, 냉면, 만둣국 등 음식의 종류도 국적도 다양하다. 음식은 맞지만 요리는 아닌 것들도 있다. 술, 커피, 코코아, 막걸리 등의 음료라든가 꿀, 귤 등이다. 음식만으로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니. 따뜻한 수프만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제목의 의미가 와닿는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도 많다. 크레이프 케이크를 먹을 때는 포크의 날과 날 사이에 크레이프 한 장을 끼우고 돌돌 말아 먹어야 한다는 것,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면 오줌에서 향기가 난다는 것,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에 나오는 스타벅 선장은 작품 속에서 커피를 마신 적이 없다는 것, 잭과 콩나무의 콩은 작두콩이라는 것 등등... 다른 건 그러려니 싶은데,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면 오줌에서 향기가 나는지는 진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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