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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게임 애장판 1 - 일본 괴멸
사이토 타카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5월
평점 :

<고르고 13>으로 유명한 사이토 타카오의 또 다른 대표작 <생존게임>이 애장판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연재되었는데, 40여 년 전에 발표된 작품인 만큼 작화가 옛날 스타일이지만 옛날 만화답게 작화의 완성도와 재현도가 매우 높다. 무엇보다도 오래된 만화인데 내용은 현실감이 넘치고 메시지는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이 놀랍다. 70년대 일본에서 이런 엄청난 아포클립스 생존물이 나왔다니...

이야기는 한 소년이 친구들과 함께 동굴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는 바람에 동굴이 무너지면서 시작된다. 겨우 동굴 밖으로 나온 소년은 친구들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한 번 절망하고, 자신이 있는 곳이 아까 그 동굴 근처가 아니라 무인도라는 사실을 깨닫고 두 번 절망한다. 누가 찾아올 때까지 무인도에서 버텨야 하는 상황. 음식과 물이 없는 건 물론이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생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만 절감할 뿐이다.

아무도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외딴 곳(무인도)에서 한 남자(소년)가 혼자서 생존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생존게임> 1권은 영화 <마션>을 떠올리게 했다. <생존게임> 2권에선 우연히 발견한 여성과 둘이서 생존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리고, 3권에선 우여곡절 끝에 무인도를 탈출해 도쿄로 간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개인적으로 1,2권도 무서웠지만 3권이 진짜 무서웠다. 전혀 모르는 장소에 있을 때보다 익히 알고 있는 장소가 파괴된 걸 볼 때 더 무섭지 않을까.

공포 내지는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장면이 많지만, 소년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이것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무섭기보다는 미리 알아두면 좋을 서바이벌 지식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일본에선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재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하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므로, 이 만화의 내용을 허구로 여기지 말고 유념하며 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