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채의 모험
케이채 지음 / 호빵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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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케이채 님 SNS에서 이 책이 절판될지 모른다는 글을 읽고 서둘러 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다행히 아직 절판되지 않았다). 읽어보니 진짜 재밌는데 세일즈 포인트가 왜 이렇게 낮지. 사진가의 여행 에세이인데 사진이 없어서 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진이 없어도 이 책, 충분히 알차고 재밌다. 


일단 저자가 갔던 곳들의 목록이 엄청나다. 아마존과 서아프리카, 갈라파고스, 수단, 심지어 남극과 북극까지. 저자는 또한 놀고 먹고 관광하는 평범한 여행을 하지 않는다. 저자의 목적은 오로지 좋은 사진을 남기는 것. 그러다 보니 유명한 곳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곳을 선호하고, 현대식 건물이 많은 도시보다는 문명의 영향이 덜한 오지를 선호하고, 인간보다 동물이 많고 기왕이면 펭귄이나 북극곰처럼 희귀한 동물이 많은 곳을 선호한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헬기 촬영을 불사하고 개 썰매에서 몇 번을 떨어져도 상관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나도 거기 갔으면 그 사진쯤은 찍을 수 있었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가는 일이 사진의 절반이다. 사진 찍는 일의 절반은 그곳에 가는 것이다. 사진의 순간 앞에 자신을 위치시키는 것. 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자리로 자신을 데려가는 것. 그것은 사진을 찍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다." (78쪽) 


관광지 같은 데 가서 사람들이 몰려서 사진을 찍고 있으면 '나도 찍어야지' 하고 그쪽부터 가보는 사람이 있다. 나는 정반대였다. 사람들이 경쟁하듯이 무언가를 찍고 있다면 그것은 죽은 풍경이었다. 나까지 찍을 필요가 없는 장소였다. 그런 광경을 발견한다면 언제나 반대편으로 향한다. 오직 나만이 가치를 발견한 어느 장소에서 어떤 순간을 찍고만 싶었다. (215쪽)


남들과는 다르게 살고, 누구보다 빠르게 좋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자세는, 사진가가 아닌 사람도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언젠가 이 책에 소개된 사진들을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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