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쓸모 - 내가 보기에 좋은 것, 남도 알았으면 싶은 걸 알릴 때 쓴다
손현 지음 / 북스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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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다. 글자를 알고, 연필과 종이만 있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지만 아무나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 글을 잘 쓰려면 선천적인 재능 또는 후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해도 매번 글을 잘 쓰는 건 아니다. 때로는 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고 책을 몇 권이나 낸 프로 작가보다, 글쓰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산 사람이 더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한다. 독자가 읽고 싶은 것은 글 자체가 아니라, 글로써 구현된 삶이기 때문이다. 


퍼블리, 매거진 <B>를 거쳐 현재는 토스에서 콘텐츠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손현 작가의 책 <글쓰기의 쓸모>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저자는 원래 건축학과 졸업 후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업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느꼈고, 그즈음 매거진 <B>를 알게 되어 운 좋게 객원 에디터가 되었다. 주중에는 회사에 다니고, 주말에는 객원 에디터 일을 하면서 저자는 점점 더 에디터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결국 수차례의 실패와 도전 끝에 퍼블리의 초기 멤버로 합류해 에디터 커리어를 시작했고, 2년 후에는 매거진 <B>에서 일하게 되었다. 


책에는 매체 또는 기업체에서 일할 때 필요한 글쓰기의 기술도 나오지만, 궁극적으로는 나다운 글쓰기, 퍼스널 브랜드를 위한 글쓰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단기적으로 보면 '좋아요'를 많이 받는 글, 돈이 되는 글을 쓰는 편이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중요한 건 잘 '사는' 것이지 잘 '쓰는' 것만이 아니다. 글쓰기로 인생이 바뀌고, 삶이 보다 풍요로워지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매일 한 줄이라도 나다운 글을 쓰고, 남의 글을 많이 읽고, 남이 쓴 글을 베껴 써보기도 하면서(필사) 좋은 글에 대한 감각을 키우는 것이 좋다. 


사실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에 실린 <기쁠 때나 슬플 때나>라는 글이다. 이 글을 읽기 전에 저자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 설명하는 글을 이백 여쪽이나 읽었지만, 이 글을 읽고서야 비로소 저자에 대해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글쓰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쓰기란 무엇인지에 관한 설명을 한참 동안 읽었지만, 이 글을 읽고서야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라고 느꼈다. 내가 보기에 좋은 것, 남도 알았으면 싶은 걸 알릴 때 쓰는 것도 글이지만, 내가 겪고 슬펐던 것, 남은 겪지 않았으면 싶은 걸 알릴 때 쓰는 것도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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