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중력가속도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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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 6인이 참여한 앤솔로지 <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에 실린 배명훈 작가의 단편 <차카타파의 열망으로>를 읽고 너무 좋아서 배명훈 작가의 책들을 여러 권 사놓았던 적이 있다. 사놓기만 하고 읽지 않다가, 최근에 유튜브 <겨울서점>에서 김겨울 작가님이 배명훈 작가님에 대한 팬심을 토로하는 영상을 보고 마침내 읽기 시작. 아 근데 이 책, 재출간되면 잘 팔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키보드 자판에서 한글 자음 'ㄷ'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을 그린 데뷔작 <스마트D>, 조개 껍질에 적힌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나오는 <조개를 읽어요>, 작가가 직접 '피켓팅(피 튀기는 티켓팅)'을 해본 경험에 기반해 쓴 <티켓팅과 타겟팅>, 달에서 온 무용가가 지구에서 무중력 상태의 공연을 실현하는 과정을 그린 표제작 <예술과 중력가속도> 등 SF 문학을 오랫동안 좋아해온 독자들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독자들도 흥미를 느낄 만한 작품이 다수 있다. 


SF 문학은 '과학'과 관련이 있지만,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을 보면 과학뿐 아니라 언어학, 사회학, 정치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흔적이 느껴진다. 국가 제도나 정치 체제 같은 거시적인 크기의 사회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인간의 삶을 규제하고 구속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인간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를 상상한다는 점에서, 배명훈 작가의 전공인 (국제) 정치학의 영향이 많이 느껴진다. 같은 정치학 전공자로서 너무나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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