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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폐하의 아이를 임신해버렸습니다 ~왕비 베르타의 초상~ 1
타나카 아야 지음, 니시노 히마와리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5월
평점 :

웹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니고, 더욱이 로맨스물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심한 편인데, 일본의 인기 웹소설이 원작인 이 만화는 1,2권만 읽었는데도 마음에 들어서 다음 권이 읽고 싶어졌다. 근데 만화판은 1,2권으로 끝이고, 다음 권이 읽고 싶으면 "일본어로 된" 웹소설을 읽어야 한다... (번역본 정발 플리즈 ㅠㅠ)
주인공은 남부의 교역 거점을 차지하고 있는 카샤 일족의 딸 '베르타'. 국왕 못지 않은 부와 권력을 가진 아버지를 둔 덕분에, 베르타는 어려서부터 공주처럼 자랐고 평생 자유롭게 살기를 꿈꿨다. 하지만 어느 날 아버지의 부름을 받은 베르타는, 이제부터 수도에 있는 왕궁으로 가서 국왕의 제2비가 되라는 말을 듣는다.
국왕 해럴드에게는 이미 혼인한 지 15년이 된 왕비 마르그리트가 있는 상태. 금슬 좋기로 소문난 왕비가 있는 데다가, 남부 출신에 피지배인 혈통인 자신은 사랑받을 리 없다고 생각하며 수도로 간 베르타. 그런데 왕실 예법에 따라 단 3일 잠자리를 가졌을 뿐인데 덜컥 국왕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입지가 불안해진 마르그리트 왕비가 베르타를 견제하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이 위태로워지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봤을 때는 여느 왕실 로맨스물이 그렇듯이, 이 만화도 국왕을 사이에 두고 왕비인 마르그리트와 후궁인 베르타가 암투를 벌이는 내용이 이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베르타가 아이를(그것도 왕위를 낳을 아들을) 낳으면서 국왕의 관심과 애정이 베르타에게 기울어지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왕비는 최후의 발악 같은 행동들을 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이후의 이야기는 사랑 없는 결혼을 한 베르타와 해럴드 부부가, 아이를 낳은 후 뒤늦게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에게 맞춰가면서 최고의 정치적 파트너로 거듭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혈통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기는 해도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국왕 수업을 받은 해럴드와 달리, 왕비가 될 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왕비가 되었으나 누구보다 뛰어난 정치력을 보이는 베르타가 매우 멋있다.
장르는 왕실 로맨스물이지만, 성격은 오히려 정치물에 가까워서 내 취향에 딱 맞는다. 무엇보다도 냉철한 이성과 과감한 판단력을 두루 갖춘 베르타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느껴서, 이 다음 이야기도 읽고 싶다. 과연 번역본이 나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