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2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08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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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을 뛰어넘는 2편은 없다는 말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스노볼>은 1편보다 2편이 재미있었다. 설정은 동일하다. 기후 재난으로 영하 41도의 혹한이 몰아닥친 세상. 하지만 선택받은 사람들만 살 수 있는 '스노볼' 내부는 사시사철 따뜻하다. 바깥세상에서 태어나 스노볼에 공급될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서 일하던 '전초밤'이 스노볼의 인기 액터 '고해리'와 똑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스노볼에 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고해리 프로젝트'의 전모를 밝혀내는 것이 1편의 내용이다. 


2편은 고해리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스노볼 전체를 둘러싼 음모를 파헤친다. 여전히 스노볼 안에서 살고 있는 초밤은 뜻하지 않게 스노볼의 인기 액터이자 고해리의 어머니로 알려진 고매령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초밤은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스노볼에서 제거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닫고 그가 누구인지 추리하기 시작한다. 


한편 초밤은 선배 기상 캐스터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스노볼의 비밀을 고백하게 된다. 그 비밀은 스노볼에는 지열이 없다는 것. 언젠가 이본 회장의 저택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이미 죽은 것으로 처리된 사형수들이 전기를 생산하는) 지하 발전소의 존재를 알게 된 초밤은, 스노볼 사람들의 존경과 흠모를 한 몸에 받는 이본 그룹을 수상하게 여기고 뒤를 캐기 시작한다. 이를 알아챈 이본 그룹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데... 


혹한의 세상이나 스노볼의 존재 등은 현실과 무관해 보이지만, 매스 미디어를 이용해 사람들을 세뇌하고 이를 토대로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리는 재벌이 있다는 것은 현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더욱 무서운 건, 스노볼과 이본 그룹의 비밀을 알게 된 초밤이 아무리 열심히 진실을 이야기해도, 스노볼 내부의 사람들은 물론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조차도 안정된 현실이 불안해지는 게 싫어서 귀를 막는다는 것이다. (불안한 자유보다 안정된 구속이 낫다고 여기는 사람들...) 


과연 이 위기를 초밤과 초밤의 친구들이 어떻게 극복할지 궁금했는데, 중요한 순간에 초밤을 움직인 미류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이기적이라서 자기가 편할 수 있다면 남이 노예처럼 부려져도 상관하지 않는다, 그러니 이기심을 자극하려 애쓰기보다는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시켜야 한다,라고. 그러나 미류나 초밤처럼 스스로를 희생해 시스템을 바꾼 것도 결국 (이기적인) 인간 아닌가. 인간 본성에 대한 회의라기보다는, 이기적인 인간도 때론 이타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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