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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두 번
김멜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평점 :

<2022 제13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작가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김멜라 작가다. (참고로 김멜라 작가의 수상작 <저녁놀>은 딜도의 시선에서 레즈비언 커플을 바라본 엄청나게 기발하고 유쾌한 작품이다. 꼭 읽어보시기를!)
<적어도 두 번>은 김멜라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여성이나 남성의 신체 정의에 규정되지 않는 특징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인터섹스(간성)'의 이야기(<호르몬을 춰줘요>)를 비롯해 레즈비언 여성과 시각장애인 여성의 이야기(<적어도 두 번>), 집안을 말아먹을 팔자를 타고났다는 무당의 저주를 받은 대학원생이 레즈비언 점쟁이를 만나는 이야기(<물질계>), 아내와 아내의 동성 친구의 관계를 의심하는 남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모여 있는 녹색 점>) 등 흥미로운 설정이 다수 나온다. 설정만 흥미로운 게 아니라 전개도, 문장도 매끄러워서, 왜 이제야 김멜라 작가와 그의 소설을 만났는지 안타까울 정도다(이제라도 만났으니 다행 ㅠㅠ).
모든 작품이 좋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자꾸만 생각나는 이야기는 <물질계>와 <모여 있는 녹색 점>이다. <물질계>는 다소 진지한 초반부의 분위기와 달리 (레즈비언 점쟁이가 나타나는 대목부터) 상큼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 느낌으로 진행되어 좋았고, <모여 있는 녹색 점>은 아내와 아내의 동성 친구의 관계가 보통이 아닌 걸 감각하면서도 인지하지 못하는 남편의 행동들이 재미있었다. 김멜라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과 다음 작품들이 궁금하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