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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영국 - 워킹홀리데이로 만난 영국 문화 이야기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오랫동안 일본 문화에 푹 빠져 있었던 나인데, 요즘은 영국 문화에 관심이 많이 간다. 영국에서 만든 영화와 드라마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국의 배우들에게 관심이 갔고, 그들이 연기하는 작품들의 원작을 찾아 읽다 보니 아서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 찰스 디킨스 같은 영국의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도 눈길이 갔다. 정신을 차려 보니 십 대 시절부터 이십 대 시절 내내 일본 드라마와 예능에서 눈을 떼지 않았던 내가, 이제는 BBC 뉴스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영국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 일과를 마친다. 비례해서 영어 실력도 늘면 좋으련만...
그런 내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500일의 영국>이다. 대학에서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일본 교환학생 시절 영국인 남자친구 알렉스를 만났다. 그를 따라 영국 워킹홀리데이에 지원한 저자는 지금도 영국 학교의 방과 후 한국어 교실에서 일하며 영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책에는 저자가 그동안 영국에서 지내며 직접 경험한 영국과 영국 문화, 영국 여행, 영국에서 일하기, 영국에서의 일상이 자세히 나와 있다. 저자는 따로 숙소를 구하지 않고 남자친구의 가족이 사는 집에서 홈스테이를 했다. 덕분에 영국인들이 주로 어떤 집에 살고, 가정에서 어떤 식으로 생활하며,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었다. 영국인들은 가족끼리 여행이나 캠핑을 즐겨 하며, 정원을 가꾸고 동물을 돌보는 일에 관심이 많고, 기념일을 잘 챙긴다. 집에서 가장 큰 침실을 아들의 (아내도 아니고) 여자친구인 저자에게 내주는 대목에선 육성으로 탄성이 나왔다(한국이라면 어땠을까?).
한국어 강사로 바쁘게 일하는 틈틈이 영국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저자가 찾은 곳은 런던을 시작으로 바스, 옥스퍼드, 콘월, 데번, 카디프, 에든버러 등등. 웨일즈에 거주하는 저자는 런던에 갈 때마다 관광객이 되어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고 한다. 저자가 선호하는 런던 애착 숙박 장소는 노팅힐과 하이드 파크 근처. 이동할 때는 지하철이 아닌 런던의 상징인 빨간 이층버스를 타는 걸 좋아한다. 콘월과 데번은 영국인들이 사랑하는 여름 휴양지답게 풍광이 매우 아름답고, 대학 도시로 유명한 옥스퍼드는 노숙자들조차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영국에서 일한 이야기도 자세히 나온다. 저자가 영국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한 기간은 공교롭게도 팬데믹 기간과 딱 겹쳤다. 록다운으로 인해 출퇴근은커녕 가벼운 외출조차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자는 외국어 교육 전문 온라인 플랫폼에 한국어 강사로 취업해 주로 온라인으로 수업하며 돈을 벌었다. 일하는 틈틈이 출판사에 기획서를 제출해 책을 내기도 하고, 네이버 웹툰, 인스타그램 등에 웹툰을 올리며 웹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잘하는 것도 많은 저자라서,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